수도권 아파트 매수세를 주도했던 2030대의 아파트 매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등으로 구매 여력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2839건으로 올해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 1월 5945건이었던 30대의 아파트 매매량은 줄곧 4000건~5000건대 사이를 오갔다. 이후 지난 9월 3874건으로 떨어지더니 10월 들어 2000건대로 내려앉았다.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감소세다. 지난 10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34.0%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38.8%)과 비교하면 4.8%포인트(P) 떨어진 것으로, 거래 비중이 40%에 육박했던 올해 1·7월과 차이가 크다.
20대의 거래를 합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0월 2030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전월(1701건)보다 33.5% 줄어든 1136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다. 이들의 아파트 매매량이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0월 40.0%를 기록해 지난 4월(39.27%)을 제외하고는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2030을 제외하고 40대의 아파트 매매량이 가장 많았다. 지난 10월 4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825건으로, 전체 매매량(2839건)의 29.1%를 차지한다. 이외 ▲50대 15.8% ▲60대 8.3% ▲70대 6.1% ▲기타 0.7% 순이다. 이 기간 20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0%다.
다른 수도권 지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2030의 경기와 인천 아파트 매매량은 각각 3725건과 989건으로 나타났다. 올초 2030의 경기·인천 아파트 매매량이 각각 7731건·1544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9개월 사이에 반토막 난 것이다. 전체 아파트 매매에서 2030이 차지하는 비율도 각각 35.4%와 32.2%로 전월 대비 모두 3%p 가량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2030대의 패닉바잉이 멈춘 원인으로 정부의 대출 규제를 꼽는다. 지난 7월부터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집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가 적용됐다. 지난 10월부터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대출을 받기 더 어려워졌다.
일각에서는 2030이 매수할 수 있는 중·저가 주택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평가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은 12억3729만원으로 1년 사이 2억원 이상 상승했다. 특히 경기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189만원으로, 처음으로 대출 규제선인 6억원을 돌파했다. 6억원 초과 주택은 서민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없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다 대출을 받고 살 만한 주택이 줄어들어 2030 세대의 진입이 어려워졌다”면서 “사실상 젊은층이 수도권 주택을 매매할 여력이 줄어들면서, ‘내집마련’ 기간이 늘어나고 주거 불안정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