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관련 개발 계획들이 줄줄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휘청이고 있다.
DMC 랜드마크 부지인 F1·F2블록 3만7262㎡는 벌써 수 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 필지의 감정평가액은 4341억원으로, 서울시는 올해 1월 용지 공개 매각에 나섰지만 여태 입찰자를 찾지 못했다.
땅이 안 팔리자 서울시는 올해 7월 ‘최소 100층 이상’으로 지어야 한다는 건축물 층수 규정을 삭제하고 교통분담금(2500억원)을 내는 대신 사업자가 교통개선대책을 제안하도록 하는 등 일부 조건까지 변경하고 매각을 재추진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는 이미 올해 6월 말 F1·F2블록을 포함한 총 4개 필지의 매각 공고를 내고 11월까지 사업 계획서를 받기로 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시가 직접 개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상황이다.
롯데쇼핑(023530)도 DMC 일대에 롯데복합쇼핑몰을 짓겠다며 개발에 나섰지만 지역 상인들의 반대에 밀려 3년이 넘도록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3년 상암동 1624번지(6162.3㎡), 1625번지(6319㎡),1626번지(8162.8㎡) 등 총 면적 2만644㎡를 1972억원에 매입했지만 아직 개발 방안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해당 부지의 권장 용도는 ‘판매시설, 업무시설, 제1, 제2종 근린생활시설, 관광숙박시설, 의료시설, 위락시설, 공연ㆍ전시장 등 복합문화 상업시설’로 권장 용도의 50% 이상 입점과 3년 이내 착공, 6년 이내 완공이 조건이었지만, 개발 방안이 정해지지 않아 여태 착공을 하지 못했다.
서울시가 중재를 위해 상생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지도 1년이 넘었으나 사실상 협의는 답보 상태다. 지역 상인들은 3개 필지 중 2개 필지에는 판매 시설을 짓고 1개 필지에는 문화시설을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롯데쇼핑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은 대신 전체 연면적 23만1600㎡의 30%는 판매 시설을 두지 않겠다고 제안했지만, 상인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롯데쇼핑 관계자 모두는 “TF를 꾸리고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언제 협의가 이뤄질 지 알 수 없다”고 얘기했다.
상암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월드컵대교도 착공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완공은 요원하다. 총 사업비 3550억원 규모, 총 길이 1980m의 왕복 6차선으로 설계된 이 다리는 성산대교와 가양대교 사이에 놓여지며 강북의 증산로, 내부순환로 그리고 강남의 공항로와 서부간선도로를 연결할 목적으로 계획됐다.
예정대로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5년 동안 매년 700억원 가량이 투입돼야 했지만 서울시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7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그치면서 완공 기일은 2020년 8월로 늦춰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월드컵대교 공정률은 34% 정도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예산 상황이 좋지 않아 그간 월드컵대교에 예산을 많이 배정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애초부터 준공 시점을 늦출 계획은 아니었다”며 “어떻게든 2020년까지는 준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