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공약한 데 대해 “미 측도 필요 없다는 사드를 중국의 보복을 감수하며 추가 설치하겠다는 건 무책임하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8일 오전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을 방문해 정수용 사단장(왼쪽)의 설명을 들으며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 필요 없다’(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라고 적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020년 11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할 필요가 없다면서, “한국에 (저고도 미사일용인) 패트리어트 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와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인) 한국의 그린파인(Green Pine) 레이더 등 다른 미사일방어 시스템과 통합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수 있다. 이것은 더 나은 통합방어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은 지난 2020년 9월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남한 전 지역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현재 1개 포대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현재 경북 성주 사드기지에 설치된 주한미군 사드 1개 포대(발사대 6기)만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아내기에 부족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또 이 후보는 “전쟁 나면 죽는 건 청년들이고, 군사 긴장이 높아지면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 더 악화된다”며 “전작권 환수는 반대하면서 선제타격 주장으로 군사적 긴장만 높이는 건 대통령 후보가 할 일이 못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백만이 죽고 다친 후 이기는 것보다, 지난할지언정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라는 6글자로 된 ‘한 줄 공약’을 올렸다. 북한이 4년여 만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새해 들어 일곱 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자 안보 공약을 공개한 것이다.

페이스북 캡처

국내에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7월 결정됐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을 하자 2017년 9월 사드 1개 포대 전량 배치를 허용했다. 다만 현재까지 사드는 임시 배치된 상태로, 문재인 정부 임기가 3개월여 남은 현재까지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군 장병들은 컨테이너로 지은 임시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4일 발표한 외교·안보 공약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고 임무수행 여건을 보장해 사드 기지를 정상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는 “평화는 구호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평화는 압도적 힘의 결과”라며 “윤석열에게는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