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월 26일을 전후해 정치권 전면에 재등장할 거란 관측이 나왔다. 내달 26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결심공판 예정일이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이 선고되면 이 대표 대권 가도에 대형 악재가 된다. 친한계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과 이 대표 재판을 계기로 한 전 대표 재부상을 기대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친한계이자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은 30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 분위기가 더 오른쪽으로 가고 있어 한 전 대표 재등판이 어려워 보인다’는 사회자 질문에 “2월 말, 3월 초를 전후해 상황변화가 있을 거다. 그때쯤이면 지금과는 또 다른 정치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2월 26일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결심공판을 전후로 정치권에 여러 변화들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 대표 지지율이 출렁거릴 것이며 김문수 장관, 오세훈 시장, 홍준표 시장에 비해 다소 처지는 한 전 대표 지지율도 변할 것”이라고 했다. 헌재 탄핵 심판에 대해선 “3월쯤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2월 말 3월 초에 정치권에 큰 변수들이 나타날 것이고, 한 전 대표가 나올 정치적 환경이 어느 정도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도 여권 대선판을 흔들 거라고 봤다.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 등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외에도 여당 핵심 인사들이 명태균 씨 관련 의혹과 얽혀있다. 조 의원은 “명태균 리스트에 대해 아직까지 국민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이 많다”며 명 씨와 연관성이 없는 한 전 대표를 부각했다.

조 의원은 ‘조기 대선에서 명태균 리스트가 예비 대권 주자 여럿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조기 대선으로 간다면 사법리스크와 비상계엄에 대해 국민께서 유심히 관찰할 것”이라며 “국민은 그러한 부분에서 자유로운 후보를 원한다”고 했다. 또 “명태균 리스크, 비상계엄 사태에서 자유로운 여권 후보는 한동훈 전 대표 뿐이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 한 전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면서 “한 전 대표도 정치환경 변화에 대해 고민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지금 정치적 상황이 어지럽다”면서 “환경이 좀 더 무르익었을 때 한 전 대표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고 했다.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 이 대표 2심 결과가 나오면 여권이 ‘대체재’로 한 전 대표를 찾을 거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