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해온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20일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며 합당 파기를 선언했다. 지난 9일 이준석 공동대표와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과 ‘개혁신당’ 당명으로 빅텐트 구축에 합의한 지 11일 만이다. 이로써 이낙연·이준석 대표의 ‘反윤석열·이재명 연대’는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새로운미래는 향후 민주당 내 ‘평가 하위 20%’에 반발해 탈당한 현역 의원들과 자체적인 선거 연대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신당통합은 정치개혁의 기반으로서 필요했고, 통합을 설 연휴 이전에 이루고 싶었기에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다”며 “그러나 통합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고 했다.
앞서 개혁신당 최고위원회는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에 선거 전권을 위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새로운미래 측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의원이 “전두환과 똑같다”고 반발하며 퇴장했지만, 나머지 지도부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또 해당 행위자를 심사하는 ‘당원자격심사위원회’도 설치키로 했다. 앞서 양측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점거 시위를 옹호한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 및 공천 문제를 두고 대치했는데, 심사위를 둬 사실상 배 전 부대표 공천에 제동을 걸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낙연 대표는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됐다”며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고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고 했다. 특히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능하고 타락한 거대양당의 독점적 정치구도를 깨고 진영보다 국가, 정치인보다 국민을 먼저 보호하는 본격 대안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측 김종민 의원도 “당명을 ‘개혁신당으로 하자’, 그 다음에 당직인선 사무총장과 수석대변인,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전부 이준석 대표가 하자는 대로 하자, 다음엔 선거운동 지휘권 달라, 공천권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주자(고 이준석 대표가 요구했다)”며 “이낙연 대표는 다 줄 수 있지만 이낙연 대표를 지지해서 신당에 참여한 12만 당원, 더불어민주당을 이탈해 제3지대를 바라는 사람들이 개혁신당에 투표할 수 있겠나. (통합신당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