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22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중재안을 제시하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의원 총회를 열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인 야합’을 통해 어물쩍 넘어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재안은 검수완박 완전 폐지가 아닌데다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 중 부패·경제 범죄를 제외한 공직자범죄(직권남용 등)·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이를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도 받아드린 탓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중재안에 서명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공개된 박 의장의 중재안은 검찰청법 4조 1항 1호 가목에 따라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 중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를 삭제했다. 6대 범죄 중 부패·경제범죄는 검찰이 맡도록 한 것이다. 이후 검찰 외 다른 수사기관 역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검찰 직접수사의 총량을 줄이기 위해 6개의 특수부를 3개로 축소하고, 특수부 검사 수도 제한하게 된다. 송치사건에 대해 범죄의 단일성·동일성에 벗어나는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등 별건 수사 금지 조항도 넣었다.

가장 크게 반발하는 곳은 검사 측이다. 박혜영 대구지검 강력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충분한 시간을 둔 합리적인 공론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형사사법 ‘슈퍼울트라 천재(박병석 의장)’의 중재안이 아니다”고 했다. 한 검사는 “박 의장 중재안이랑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이랑 뭐가 다른가”라며 “직권남용·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한패”라며 “양당의 야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박 의장 중재안에 여야가 합의하자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김 총장을 직접 만나 “검찰총장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이 없으니 임기를 지키고 역할을 다해달라”며 사표를 반려한 지 닷새 만에 다시 사직서를 낸 것이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 등 6명의 고검장 전원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도 일괄 사표를 냈다. 사실상 검찰 지휘부가 총사퇴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