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청년 창업가들을 만나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자본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창업지원 공간 메이커 스페이스 ‘N15′를 방문해 청년 창업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창업자 입장에서 기존 자금조달 루트(route·경로)는 규제가 심하고 조건이 까다롭고 제한적”이라며 “자본시장을 플렉서블(flexible·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정부 예산이 투입된 벤처 창업 공간이다. 3D 프린터, 레이저 가공기 등 고가 장비를 갖추고 제조업 기반의 벤처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9년 1월 문재인 대통령도 방문한 적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자금 조달 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류선종 N15 공동대표는 “다양한 금융채널로 스타트업 자금 투자가 좀 더 빠르고 유연하게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창업자들이 다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은 재무제표라든지 숫자로 미래의 가능성을 매니징하기때문에 창업자, 스타트업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그 부분을 메우는 게 공공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통 금융기관들은 더 보수적이다. 기존 금융기관들에 벽이 가로막혀 있는 문제를 극복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진취적이고 모험적인 자본들이 들어오면 기회가 엄청 넓어질 것”이라며 “누구나 자유롭게 기업 투자 기회를 갖고 창업자들이 자금 수급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연결을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모험자본 투자의 중요성의 예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들었다. 그는 “각본을 가지고 국내를 몇 년 돌아다녔는데 아무도 투자를 안 해주니까 결국 해외자본과 만나 조 단위 수익을 내고 있다”며 “(200억원을 투자해) 조 단위 수익을 내는게 100개 중 1개만 나와도 다른 것을 상쇄한다. 결국 그릇이 필요한데 이 부분이 취약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스타트업) 콘텐츠는 될 가능성이 높은데 (지원해야 할) 지본시장이 주가조작이나 하고, 사기나 치고 이러니 무서워서 투자를 못한다”며 “정상적인 투자와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회로 가야 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류선종, 허제 메이커 스페이스 N15 공동대표를 포함해 7명의 스타트업 대표가 함께했다. 이들은 간담회가 끝나고 이 후보에게 정책 제언서를 전달했다. 이 후보는 “금융 쪽 (문제가) 풀리면 스타트업이 잘 될 것 같다”며 “실패를 너무 두려워한다. 실패가 재산인데”라며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