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는 18일 미국이 추진하는 중국을 배제하는 반도체 공급망에 대해 “한국은 파트너로서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대중관계는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이날 공개된 미국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방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한 국가가 산업을 독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을 포함하지 않는 글로벌 공급망을 만들면 파트너로서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한국의 대외전략과 안보의 가장 중요한 토대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중국은 해상 국경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가장 큰 교역 파트너”라며 “우리는 중국과 실용적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미동맹의 기본 틀을 위태롭게 하는 진전을 할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므로 반도체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은 인권,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북아 국가”라며 “우리는 장애물을 극복하고 미래를 위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선거 뒤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총선거 이후 한일관계를 개선시킬 계기를 찾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오는 9월 30일까지다. 스가 총리는 다음 달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한 후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중의원 해산 없이 자민당 총재 선거만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총리는 북한에 대해서는 “한미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포용적 방법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할 때 북한 지도부가 대화라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9월 말까지 (백신) 1차 접종률이 70%에 이를 수 있도록 교차 접종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10월 말이나 최소한 11월 중순까지는 2차 접종률이 70%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코로나19) 예방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락다운’(봉쇄)과 같은 극단적 조치까지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거리두기 조치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는 동시에 봉쇄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그는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마 그때는 내 나이가 너무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총리는 올해 63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