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차 통상정책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과 미국의 통상 협상이 재무·산업·통상 ‘3트랙’으로 추진된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상정책자문위원회 후 기자와 만나 ‘통상 협상 카운터파트가 어떻게 정해졌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저는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미국에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이 문제를 관리한다”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본부장의 발언은 한국과 미국의 통상 협상이 하나의 채널이 아닌 3개의 고위급 채널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다음 주 G20 재무장관회의 겸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최상목 부총리가 베선트 장관과 회담을 갖고 통상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최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회담에 대해 “현재 한미 양국의 가장 큰 이슈는 관세 관련 부분”이라며 “워싱턴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와 같은 기회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베선트 장관으로서도 최 부총리에게 한국의 대미 통상 정책을 당연히 물어볼 것이고, 미팅에서 논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와 별개로 안덕근 장관도 방미 일정을 놓고 미국 측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다음 주 한·미 통상 협상은 ‘안덕근-러트닉’ 채널이 아닌 ‘최상목-베선트’ 채널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현재 통상 협상에서 우리 측이 제시할 카드로 ‘무역 균형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통상교섭본부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대미 무역수지를 균형화할 플랜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통상정책자문위원회에서 “90일의 유예기간을 잘 활용해 우리 대응 전략을 더욱 정교히 가다듬어 협상에 임해 국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조선·에너지 등 양국 관심 분야를 필두로 경제협력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정책자문위 공동위원장인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관세 조치 관련 미국과의 협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 통상당국이 최선의 전략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조언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