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입에서 엔화 결제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작아졌다. 반면 중국 위안화 수입결제 비중은 6년 연속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4년 경제통화별 수출입(확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에서 엔화 결제 비중은 전년 대비 0.3%포인트(p) 하락한 2.0%로 집계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입에서도 엔화 비중은 전년보다 0.1%p 줄어든 3.7%로 나타나면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3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품목별로 보면 기계류·정밀기기와 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엔화 결제 수출이 줄었다. 대(對)일본 수출은 2011년 396억8000만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후 지속 감소하면서 지난해엔 296억1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일본과의 교역 규모가 줄어들면서 엔화 결제 비중이 감소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위안화의 경우 수출 결제 비중은 줄었지만 수입 결제 비중은 늘었다. 수출 결제 비중은 전년 대비 0.2%p 낮아진 1.5%를 기록한 반면, 수입 결제 비중은 2023년(2.4%)보다 0.7%p 늘어난 3.1%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에서는 기계류·정밀기기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 비중이 줄었다. 수입에서는 반도체와 철강제품,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 비중이 늘었다.

김 팀장은 “중국 정부에서 위안화 국제화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우리나라와는 2014년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생겨 위안화 결제 비중이 커졌다”면서 “수출보다는 수입 중심으로 중국과의 교역이 늘면서 위안화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수출입에서 결제 비중이 가장 큰 통화는 미국 달러화다. 수출에서 달러화 비중은 84.5%로 전년 대비 1.4%p 올랐다. 미 달러화 결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컴퓨터 주변기기 ▲선박 등을 중심으로 달러화 결제 수출이 늘었다. 수입에서 달러화 비중은 0.2%p 줄어든 80.3%다. 통상 달러화로 결제되는 원자재를 중심으로 달러화 결제 수입이 감소했다.

한편 수출에서 원화 결제 비중은 전년 대비 0.1%p 줄어든 2.7%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원화 결제 비중이 높은 승용차의 수출 증가율이 전체 수출 증가율을 하회한 영향이다. 수입에서 원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보다 0.3%p 감소한 6.3%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