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출을 연체한 자영업자가 15만명에 육박하면서 2년 반만에 3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대출금리와 서비스업 경기 부진으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3월)’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연체차주는 2022년 2분기 말 4만8000명에서 작년 말 14만8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51%에서 1.67%로 올랐다. 특히 비은행 대출(1.12%→3.43%)과 취약 자영업자 대출(3.96%→11.16%)을 중심으로 연체율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배경으로 높은 대출금리와 서비스업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지목했다. 실제로 연체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소득은 2020년 말 3983만원에서 작년 말 3736만원으로 하락한 반면, 평균 대출은 2020년 말 2억500만원에서 2024년 말 2억29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연체차주를 포함한 전체 자영업자 차주 수는 31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313만1000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은 1053조2000억원에서 1064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중채무 자영업자 중 저소득·저신용 차주를 뜻하는 ‘취약 자영업자 차주’는 작년 말 기준 4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다중채무 자영업자는 감소했지만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각각 2만1000명, 4만7000명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취약 자영업자가 보유한 대출도 2023년 말 115조7000억원에서 작년 말 125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중인 차주에 대해서는 영업 및 금융 비용 등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가운데, 연체 및 폐업 차주에게는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조정을, 재기 희망 자영업자에게는 취업 및 재창업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