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사가 소속 연예인들에게 연 1회 이상 정산 내역과 그 근거가 되는 회계 내역을 ‘서면’(전자문서포함)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된다.
24일 문체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31일까지 입법 예고됐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14조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기획사)가 대중문화예술인(소속 연예인)의 요구가 있는 경우 회계 장부 등 회계 내역을 지체 없이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공개’에 대해 기획사와 연예인의 해석 차이에 따른 갈등이 종종 발생했다. 연예인이 기획사를 상대로 자료를 요구하기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2022년 18년간 몸담았던 당시 소속사로부터 음원 사용료를 제대로 정산받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논란이 돼 정산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앞서 이승기는 2004년 후크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후 음원 수익 정산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지난 2022년 11월 후크 권진영 대표 등을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후크는 이승기에게 정산금 54억원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권 대표는 이승기에게 기지급 정산금 13억원 외에 음원 미정산금 및 이자 41억원을 추가 지급했다며 오히려 광고 수익을 과다하게 지급해 일부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승기 측은 후크 소속이던 2009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의 음원 수익이 약 96억원이라며 이는 2004년 6월부터 2009년 8월까지 데뷔 5년간 음원 수익을 제한 금액이라고 반박했다.
이승기는 피고인 자격으로 재판에 직접 출석했고, “나와 같은 후배 연예인들이 정산으로 하여금 고통받는 악순환이 되지 않게 살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승기와 후크와의 갈등 이후 국회는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의 ‘요구가 없더라도’ 수익 정산 등 회계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이른바 ‘이승기 사태 방지법’(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지난해 9월 통과시켰고, 다음 달 2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이러한 법률 개정에 보폭을 맞춰 정산 주기와 제공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는 소속 대중문화예술인의 요구가 없는 경우에도 대중문화예술용역에 관한 계약을 맺은 날로부터 기산하여 연 1회 이상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의 방법으로 소속 대중문화예술인에게 해당 대중문화예술인과 관련된 회계장부 등 회계내역 및 지급하여야 하는 보수에 관한 사항을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한 정산과 관련된 회계자료 제공 방법으로 ‘서면 교부’(전자문서 포함)와 ‘우편 또는 전자우편’이라고 못 박았다. 지금까지는 자료 제공 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없어 일부 기획사에서는 연예인이 이를 ‘열람’하는 방식으로만 제공하고 사본은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