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의 관제량이 다른 중소공항 대비 3배 가까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부산지방항공청이 관제사 피로 누적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해 무안공항에 ‘야간운항 제한 조치’(curfew)를 취하려 했는데 무산된 바 있다.

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무안 공항 관제탑의 관제량은 4만538대로, 하루 평균 111대에 대한 관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월 3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조선DB

이는 양양 관제탑(1만9078대·하루 52대), 여수 관제탑(1만4710대·하루 40대), 울산 관제탑(1만2820대·하루 35대)보다 훨씬 많은 관제 대수다. 울산 관제탑과 비교하면 연간이나 월평균 기준으로 모두 3배가 많다.

그런데 근무하는 관제사 수는 다른 공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무안 관제탑은 모두 7명의 관제사가 2~3명씩 교대로 일했는데, 양양 관제탑의 관제사 수도 7명이었다. 여수와 울산 관제탑의 관제사 수는 각 4명이었다.

설립 직후인 2008년 연간 6295대(하루 18대)에 불과했던 무안 관제탑 관제량은 이후 4000∼7000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4년 하반기 제주공항 활주로 공사로 무안 공항이 교체 공항으로 지정받으면서 관제량이 2만5310대(하루 69.3대)로 늘었다. 이후 교체 공항 유지에다 비행 항공 훈련기 관제까지 더해지면서 무안 관제탑 관제량은 2015년(4만9401대·하루 135대), 2016년 6만6413대(하루 181대), 2017년 6만3855대(175대)로 급증했다.

관제량이 크게 늘자 부산지방항공청은 2017년 관제 인력 부족과 피로 누적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거론하며 2018년부터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7시’ 사이의 무안 공항 야간운항을 제한하려 했다. 하지만 전남도 등 지역 사회 반발로 결국 백지화됐다. 24시간 운항 체제가 유지되지 않으면 부정기 국제노선 유지나 확충이 어려워 공항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였다.

국토부도 “무안공항 교통량 증가에 따라 관제 인력을 추가 충원하고, 24시간 운항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당시 6명이었던 관제사 수는 현재 7명으로 1명 느는 데 그쳤다.

항공교통관제사 피로 관리 국제기준에 따르면 관제사의 근무 시간은 12시간(야간 10시간)을 초과하지 않으며 관제 업무 시간은 휴식 시간 없이 2시간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관제사 업무 과중은 피로도로 연결돼 항공 안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관제사는 항공기 이착륙을 통제하는 ‘비행장 관제’ 업무에 더해 상승 후 안전 고도까지 유도하는 ‘접근 관제’ 업무, 항로에 있는 항공기들과 교신하며 통제하는 ‘지역 관제’ 업무를 모두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