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1490원을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 연속 1460원대로 마감했다. 미국 노동·제조업 지표 호조에도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 출현 가능성이 커지고 정부도 개입을 시사하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1466.6원보다 1.8원 오른 1468.4원에 마감했다. 전날(1469.1원)에 이어 2거래일 연속 1460원대다.
이날 환율은 1469원에 개장한 후 내리 하락해 오전 11시 47분쯤 1464.9원까지 내렸다. 이후 상승 반전해 오후 2시 17분 1468.6원까지 오른 뒤 소폭 하락해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가 작년 12월 회의에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인 여파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환율은 이를 반영해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장중 1450원을 넘었다.
간밤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12월 22~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1000건으로 전주보다 9000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22만5000건)를 밑도는 수치였다.
다만 장중 1486.7원(12월 27일)까지 치솟았던 작년 말과 비교하면 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전날 외환당국이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 출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고, 수출업체도 달러를 매도하면서 상단을 지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세 또한 영향을 줬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80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98포인트(1.79%) 오른 2441.92에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어제 한국은행이 국민연금 전술적 환헤지 출현을 예고하면서 해당 물량에 대한 경계수위가 시장에서 빠르게 고조되기 시작했다”면서 “1470원 중반에서 대기 중인 수출업체 고점매도 수급 부담도 롱(매수) 심리 과열을 억제하는 재료 중 하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