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를 기록했다. 전월 물가 상승률(1.3%)보다는 소폭(0.2%포인트) 상승폭이 늘었지만, 1%대 물가상승률을 유지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40으로 전년 동월(112.68) 대비 1.5% 상승했다. 전월(114.69)과 비교하면 0.3% 하락했다.
10월에 이어 11월에도 국제유가 안정이 물가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류의 기여도는 -0.22%포인트(p) 였다. 석유류 물가가 전체 물가상승률을 0.22%p 낮췄다는 뜻이다.
석유류 물가 하락폭은 10월(-10.9%) 대비 소폭 줄었는데, 이는 지난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0월 평균 리터당 1591원에 거래되던 휘발유 가격은 11월엔 리터당 1628원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같은 기간 배럴당 74.9달러에서 72.6달러로 내려 앉았지만, 유류세 인하 일부 환원으로 소비자가 구입하는 가격이 오른 것이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김 물가 상승률이 35%로 다소 높았다. 무와 호박도 각각 62.5%, 4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과와 파는 전년 동월 대비 8.9%, 20.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자와 양파 물가도 11.8%, 7.9% 내렸다.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외식 및 외식제외 서비스 모두 2.9%를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전월과 동일한 상승폭을 유지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32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신선식품지수를 비롯해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하던 신선채소 물가가 전월 대비 -14.2%로 하락 전환한 게 영향을 미쳤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올랐다. 국내 기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11월 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과 농축수산물 가격 둔화 흐름이 이어졌으나,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전월보다 축소하면서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p 상승했다”며 “추세적인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비 1.9% 상승하면서 안정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과장은 이어 “12월 소비자물가는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이내의 안정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누적된 고물가로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여전한 만큼,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먹거리 물가안정을 위해 무·당근 할당관세를 내년 2월까지 연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