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윤석열 정부의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창양 카이스트(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상공부(현 산업부) 엘리트 관료로 출발해 산업계와 학계에 이르기까지 민·관·학을 두루 거친 전문가다. 주요 대기업 사외이사로 참여한 경험도 풍부해 새 정부의 산업 정책 수립 과정에서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 후보자에 대해 “저성장 극복을 위한 산업구조 고도화의 밑그림을 그릴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 KAIST

1962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이 후보자는 마산고와 서울대 정치학·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석사와 기술혁신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는 마산고 동기다.

1985년 행정고시(29회)에 수석으로 합격한 이 후보자는 산업자원부에서 15년간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일례로 그가 ‘수석 과장’이라 불린 산업정책과장을 맡았을 때가 1999년이다. 당시 산업부 내 과장직은 행시 17~25회가 맡고 있었는데, 29회인 이 후보자가 핵심 보직을 꿰찬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7~1998년에는 대통령 비상경제대책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일하며 산업 정책과 기업 구조조정 등을 담당했다.

2000년 KAIST로 둥지를 옮긴 이 후보자는 산업 정책 수립에 관한 깊고 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에 도움을 줬다.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관련 대기업에 사외이사로 참여하며 연구개발(R&D) 등 핵심 경쟁력 제고에 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작년 10월에는 LG디스플레이 이사회가 신설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2017년 2월부터는 신성장 분야 정책금융 지원을 총괄하는 신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고, 2016~2017년에는 산업부 장관 경제자문관을 역임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민·관·학 모든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이 후보자가 민간 주도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산업 정책을 만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윤석열 당선인은 산업부 장관 내정 사실을 직접 발표하면서 “상공부를 시작으로 15년간 행정 관료로서 통상과 산업 정책을 두루 다뤘고, 학계에 가서는 첨단 산업을 바라보는 풍부한 안목과 식견을 길렀다”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이 후보자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 극복을 위한 산업구조 고도화의 밑그림을 그릴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는 “디지털 전환, 탄소 전환, 강대국 간 패권 경쟁, 공급망 불안 등으로 산업 정책도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의 탄력성을 높이고 그들의 기술 혁신을 최대한 지원해 이 파고를 넘어가겠다”고 했다.

▲경남 고성 출생 ▲마산고 ▲서울대 경제학·정치학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정책학 박사 ▲제29회 행정고시 합격 ▲상공부 사무관 ▲대통령 비상경제대책위원회 전문위원 ▲통상산업부 산업정책과장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경영공학부 교수 ▲SK하이닉스 사외이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민관협의회 위원·장관경제자문관 ▲금융위원회 신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ESG 위원회 위원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