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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작가

김지수 작가

인터뷰 시리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시리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전체기사200건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경규 “박수칠 때 왜 떠납니까... 45년 지속의 힘은 성실, 침묵, 자기애”
이경규가 쓴 에세이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을 읽었다. ‘이건 희극인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삶을 농담’이라고 칭할 수 있는 여유, 게다가 ‘완벽한’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수 있는 기세라니! 청회색 하늘 위로 선명하게 박힌 활자엔 군더더기가 없다. 고점과 저점의 롤러코스터로 커브를 돌며 날아가는 인생, 수시로 맨홀에 빠져 ‘나락 갈’ 것 같은 현란한 리얼리티 무대에서 이경규는 45년째 생존 중이다. 웃음보다 비웃음이 더 많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당신의 ‘하얼빈’은 어디입니까? 우민호 감독 직격 인터뷰
김훈의 소설 ‘하얼빈’에는 권총 한 자루로 세계사적 야만성에 맞서는 안중근의 ‘대의’보다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하얼빈으로 향하던 한 사내의 구체적 몸이 그려진다. 우민호 감독의 영화 ‘하얼빈’은 소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우민호의 ‘하얼빈’에서 안중근은 대한의군의 참모 중장이며, 먼저 간 동지들의 목숨값을 치르기 위해 살아서 하얼빈 역사에 당도한 큰 정신의 군인이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하얼빈역 러시아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뉴욕 최고의 목수는 어떻게 일할까... '완벽에 관하여' 마크 엘리슨
‘완벽에 관하여’라는 책을 읽었다. 훌륭한 것을 만들어내는 뉴욕 목수의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일과 글쓰기의 핵심을 꿰뚫는 흥미로운 통찰이 많아, 서가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았다. 프롤로그 ‘불길한 시작’부터 온갖 파란만장한 사건이 인생 전반에 속출한다. 그의 부모는 아이를 둘 곳이 없어 대학 기숙사 서랍 아래 칸에 뉘고 키웠다(하긴 예수도 말구유에서 태어났고 첫 직업이 목수였다). 늦은 나이에 네 아이를 키우며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텅 빈 채 그저 달리네… 당신이 겪는 그 증상의 이름은 ‘시들함’
어린 시절 나는 누워서 천장의 무늬를 바라보는 일이 잦았다. 아메바처럼 배열된 의미 없는 반복 문양을 바라보며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리길 바랐다. 돌아오지 않는 부모를 기다리며 거리를 배회하거나, 가로등 아래서 소꿉놀이하며 청승맞은 가요를 부르곤 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소속 신호’를 기다리는 마음은 이어졌다. 온전히 받아들여지고자 하는 열망은 인정 강박을 낳았지만, 성취를 이뤄도 ‘자격이 없다’는 내면의 메시지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죽을지 몰랐다... 뛰어내리는 순간도” 스웨덴 의사가 해독한 ‘자살의 언어’
#상황1 돌아오는 표는 없다 “119죠? 제가 치명적인 독극물을 삼켰는데요. 이젠 죽고 싶지 않아져서 빨리 좀 도와주세요. 제발!”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어디에 계시죠?” “집이요. 인터넷으로 약물을 주문했어요. 확실히 죽는대서.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어요. 제기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세르코딘을 삼키셨다고요?” “네. 3분 전에 삼켰고, 지금 당장 해독제를 먹으면 살 수 있대요. 더는 죽고 싶지 않아요. (흐느끼며)벌써 몸에 약효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불황 2030년까지... 과소 평가된 X세대, 국가 위기에 큰 역할할 것” 닐 하우
생각해 보면 IMF와 닷컴 버블 이후로 경제는 늘 불황이었다. 내가 속한 미디어, 출판업계 사람들은 해마다 ‘사상 최악의’ 불경기라고 근심을 쏟아냈다. 코로나 이후 시장 사이즈는 점점 작아지는 데, AI 신기술은 인간의 상상력을 넘어서서 노동시장은 매일 흥분과 불안으로 출렁인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침체의 늪은 언제 끝날 것인가? 그 끝의 시작은 무엇인가? 민주주의와 풍요의 모델이었던 미국은 어떻게 될까? 한국 정치의 앞날에도 봄은 찾...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불필요한 고통에 머물지 마라” 리타 마리 인터뷰
코로나가 한창이던 4년 전 봄, 나는 ‘내 아이를 위한 감정 코칭’의 저자이자 감정 코칭 전문가인 최성애 박사를 인터뷰했었다. 마스크를 쓰고 온라인 수업을 받으며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아이와 양육자를 위한 인터뷰 기사의 발문은 다음과 같았다. ‘연결하라, 감정에… 한 번도 끊어지지 않은 것처럼’ ‘좌충우돌 10대는 전두엽 리모델링 중… 공사 잘해야 뇌 평수 확장’ 교실은 수많은 감정적 정보가 오가는 정거장이며, 아이들은 수업 시간보다 쉬는 시...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50년차 노년내과 의사의 조언 “인생 8할은 잊어도 좋다”
도쿄의대 노년내과 의사 가마타 미노루 선생이 쓴 책 ‘적당히 잊어버려도 좋은 나이입니다’를 읽었다. 인생 후반을 위한 현실적 생활 조언이 가득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무릎을 쳤다. 몇 년 전 인터뷰 했던 니시나카 쓰토무 변호사의 ‘운을 읽는 변호사’의 두 번째 버전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1만 명의 의뢰인의 삶을 분석한 노 변호사가 ‘운의 좋고 나쁨은 도덕성이 결정한다’고 발견했듯이, 50년간 환자의 뱃속을 들여다본 75세 노 의사는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타인에게 의젓한 존재가 되어보라" 순례자 김기석
“인간은 그 자체로 수수께끼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불안 속에서 지냅니다. 방황이 상수인 삶, 이게 바로 우리의 실존입니다.”-김기석의 ‘고백의 언어들’ 중에서. 오랫동안 우리 시대의 설교자 김기석의 언어들을 찾아다녔다. 신학과 인문학을 경계없이 아우르는 그의 강연은 우리를 멈춰 서게 한다. 처음엔 다정한 목소리와 형형한 눈빛으로. 그다음엔 인간의 영성과 하나님의 신성을 잇는 것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증명으로. 할머니가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웃는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폭염살인… 에어컨이 나를 지켜줄 거라는 착각은 버려라” 제프 구델
“오늘날 우리가 삶에서 만들어내는 열은 어딘가에 가둘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열은 세상 모든 것에 가닿는다.’-제프 구델의 ‘폭염 살인’ 중에서. 우리는 화염을 들이마시는 것 같은 뜨거운 세계에 들어섰다.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전국은 열대야로 몸살을 앓았다. 기록에 의하면 인간이 지구에서 지금껏 겪은 것 중 가장 뜨거운 한 해는 2023년이었다. 뉴욕에서는 더위에서 발화한 캐나다 산불 연기 때문에 하늘이 영화 ‘블레이드 러너’처럼 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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