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구글 생태계가 확장하면서 지메일(Gmail) 이용자 수가 최근 16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네이버 메일 사용자는 소폭 증가했으나, 다음 메일은 오히려 이탈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30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메일의 지난달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약 1578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메일은 지난해 12월 1641만명의 MAU를 기록한 뒤 1600만명 안팎을 유지하며 국내 이메일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혔다. 이는 3년 전인 2022년 2월(약 1294만명) 대비 300만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반면 다음 메일 MAU는 2022년 2월 154만명 수준에서 지난달 128만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 메일 MAU는 201만명에서 223만명선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메일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다음 앱에서 바로 메일을 확인하는 사용자 수를 감안하면 실제 사용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웃룩(Outlook)·네이트·야후 메일 등도 각각 고정 이용층이 있지만, 국내에서 지메일 대비 이용자는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룩 사용자는 지난달 기준 약 93만명, 네이트 메일은 약 19만8000명, 야후 메일은 약 2만1000명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지메일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으로 구글 생태계 확장을 꼽는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고, 처음 기기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지메일 계정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지메일은 단순한 이메일을 넘어, 구글 드라이브·캘린더·포토·유튜브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되는 ‘기본 계정’ 역할을 한다.
여기에 유튜브·검색·지도 등 일상 속 주요 플랫폼을 하나의 계정으로 사용할 수 있어, 업무·학업은 물론 해외 서비스 가입 시에도 지메일이 유리하다. 최근에는 기업이나 학교에서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면서, 업무용 메일로 지메일을 쓰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메일이 갖는 국제적·전문적 이미지가 서비스 확산을 이끈 또 다른 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입사 지원서나 이력서에 ‘@gmail.com’ 주소를 기재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회 초년생이 많아지면서, 네이버·다음 같은 토종 메일 서비스보다 지메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다음 등 토종 메일 서비스는 모바일 중심 생태계로 전환되는 시점에 업그레이드나 차별화된 기능을 내놓지 못하면서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종 포털 플랫폼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메일 서비스 경쟁력도 함께 약화하는 흐름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기업·기관 차원에서 업무용 계정으로 지메일 쓰는 경우가 늘어나는 등 앞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