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을 발전소의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라늄235의 비율이 3~5% 정도 돼야 한다. 천연 상태의 우라늄에선 그 비율이 0.7% 정도에 그친다. 우라늄을 농축해야만 발전용 연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우라늄을 농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지만 모든 농축 방법은 기본적으로 우라늄235와 우라늄238의 무게 차이를 이용한다. 우라늄 뒤에 붙은 숫자는 무게를 의미한다. 말하자면 우라늄238이 우라늄235보다 아주 조금 무겁다. 기계적으로 측정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차이지만, 쉽게 말해 238g이 235g보다 무거운 것과 같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우라늄 농축법은 원심분리법이다. 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넣어서 빠른 속도(분당 5만~7만회)로 돌리면 무게가 조금 무거운 우라늄238이 밖으로 나가고 가벼운 우라늄235는 안쪽으로 모인다. 이를 되풀이해 우라늄235의 비율을 높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라늄을 농축할 때 사용한 방법도 원심분리법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농축 설비를 만들 즈음 원심분리법 설비에 주로 쓰이는 고강도 알루미늄을 대량 구입했기 때문이다.

초기에 사용한 우라늄 농축방법은 기체확산법이다. 우라늄을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형태의 기체(6불화우라늄·UF6)로 만들어 미세한 구멍을 통과시킨다. 조금이라도 가벼운 우라늄이 먼저 퍼져 나가기 때문에 우라늄235를 분리해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지나치게 비효율적이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徐鈞烈) 교수는 “40년대 미국이 처음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때 그 설비가 당시 미국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절반을 잡아먹었다”고 말했다. 극단적으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새로 우라늄 농축 설비를 만들 경우 기체확산법을 선택하는 경우는 없다. 단지 이미 설비를 만들어 놓은 미국 등은 설비를 개선해 지금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등장한 레이저 농축법은 기체상태의 우라늄에 강력한 레이저를 쏘아 우라늄을 이온 상태로 만든 뒤 이 이온 상태의 우라늄을 자석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강한 자기장 속에선 우라늄 동위원소의 무게에 따라 이온 상태의 우라늄이 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우라늄235와 우라늄238을 분리할 수 있다. 우리 연구자들이 실험 중 호기심으로 우라늄을 극소량 얻은 방식은 바로 이 레이저농축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