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였던 시프트업이 상장 이후 순항하자 바통을 이어받을 다음 타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임업계 IPO 유망주들은 히트작으로 기업가치를 높인 상태에서 적절한 상장 시점을 저울질한다는 계산이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네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위메이드커넥트 등이 IPO를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네오는 현재 IPO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다. 넷마블은 오는 31일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권영식‧김병규 각자 대표 체제에서 김병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권 대표는 개발사인 넷마블네오의 대표직만 유지한다. 업계에서는 넷마블네오의 IPO 재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넷마블은 2021년 한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5개월 만에 철회한 적이 있다. 지난해 넷마블네오는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주력해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개발에 집중한 결과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한 것이다. 작년 5월 출시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흥행에 성공하며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 1002억원, 영업이익 508억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작년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이하 나혼렙)’로 대상을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강력한 IPO 후보다. 라이온하트는 지난 2022년 9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2주 만에 철회 신고서를 냈다. 라이온하트는 2021년 대한민국게임대상 수상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사로, ‘오딘’은 출시 4주년을 앞둔 최근까지도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라이온하트는 IPO 의지가 확실한 만큼 차기작 흥행이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올 3분기 서브컬처 수집형 RPG ‘프로젝트C(가칭)’, 4분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Q(가칭)’ 등의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위메이드커넥트도 IPO에 시동을 걸고 있다. 과거 플레로게임즈로부터 상장을 목표로 설립됐지만, 그간 그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초 출시된 ‘로스트 소드’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로스트 소드는 출시 50일 만에 누적 매출 1000만달러(약 146억원)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이호대 대표가 겸임하던 위메이드플레이 대표직에서 사임한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로스트 소드 흥행에 발맞춰 위메이드커넥트 상장에 집중하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사가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히트작 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등의 히트작을 등에 업고 지난해 유일하게 국내 게임사 중 상장에 성공했다. 다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시프트업에 대해 오는 2분기 주가 모멘텀(동력) 소멸 구간에 진입하며 주가 상승 여력이 작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중복상장(쪼개기 상장)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쪼개기 상장은 상장이 된 모회사에서 사업부문 일부를 자회사로 분리한 뒤 해당 자회사도 같이 상장하는 것을 뜻한다. 이로 인해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게 되고 모회사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면서 피해를 보게 된다. 넷마블네오와 라이온하트 모두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쪼개기 상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개발과 퍼블리싱 부문을 분리해 개별 상장을 추진하는 방식이 모회사 주주의 이익과 충돌할 수 있다는 비판이 존재하는 만큼 각 회사는 독자적인 경쟁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단순히 하나의 히트작만으로는 IPO에 성공하기 어렵다”며 “안정적인 팬층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고 다각화한 장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IPO의 성공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