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중인 낸드 플래시의 가격이 제조업체들의 감산 효과와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에는 정상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에도 낸드 플래시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시장 수요와 공급 균형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수급 균형이 나아지는 이유로는 제조업체의 선제적인 감산, 스마트폰 부문의 재고 감소, AI 및 딥서치 애플리케이션에 의한 수요 증가를 꼽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트렌드포스는 낸드 업계가 수요 약세와 공급 과잉으로 인한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고 내다봤다. 올해 1분기 낸드 가격은 10∼15%가량 떨어지고, 연간 낸드 수요 증가율도 30%에서 10∼15%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도 예상했다.
낸드 가격이 2023년 3분기부터 꾸준히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반도체 제조 업체들은 감산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미국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키옥시아, 샌디스크 등 제조업체들이 (낸드) 감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주로 가동률을 낮추고 공정 업그레이드를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감산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공급업체 감산과 AI 수요가 낸드 가격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했다. 작년 4분기에 시행된 중국의 보조금 정책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늘면서 낸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다. 향후 낸드 가격 하락이 둔화하면서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2분기에 저가 재고를 구축해 낸드 수요를 더 촉진할 것이라는 게 트렌드포스의 분석이다.
엔비디아가 하반기에 블랙웰 시리즈 제품의 출하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출하량 확대로 고부가 낸드 제품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렌드포스는 AI 서버 구축 비용을 절감시킨 딥시크의 등장으로, AI 관련 중소기업들이 30테라바이트(TB) 이상의 저장장치를 선호하면서 기업용 SSD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 밖에도 개인 컴퓨팅과 스마트폰에서 AI 도입이 확대됨에 따라 고용량·고성능 PC SSD와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