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에어로)가 지난 3월 발표한 유상증자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8일 공시했다.
한화에어로는 축소된 1조3000억원을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할인 없는 조건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된다. 이는 4월 내에 시가로 주식을 매수한다는 뜻이다. 반면 한화에어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다.
한화 측은 “한화에너지 대주주가 희생하고, 한화에어로의 소액주주가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라며 “시가로 주식 매수에 나서는 건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1조3000억원이 한화에너지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 안대로 이뤄지면 지난 2월 한화에어로가 한화에너지에 한화오션(042660) 주식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이 한화에어로에 되돌아간다. 당시 한화에너지의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가 매입하자 김 회장 세 아들의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는 “사업 목적상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했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경영권 승계와 연결하는 여론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며 “불필요한 논란에서 벗어나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화 측은 김 회장이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에게 ㈜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하기로 결정하고, 김 부회장 등이 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면서 ‘정도경영’, ‘투명승계’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유상증자 자체가 승계와 무관하다는 걸 강조하는 취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