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의 원인으로 보조 배터리가 지목되는 가운데, 정부가 리튬 보조 배터리를 기내에 반입할 때는 비닐팩에 보관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업계도 보조 배터리를 선반에 보관하지 말고 소지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선반에 보관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대응이 늦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7일부터 보조 배터리 소지 유무를 탑승구에서 확인하고 확인이 된 수하물만 선반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예약·발권·탑승수속 단계에서 보조 배터리를 기내 선반에 탑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대한 동의를 받고 출발 전에 안내 문자도 보낼 예정이다.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기내 휴대물품 안내문. /뉴스1

전문가들은 보조 배터리를 안전하게 들고 타려면 비닐 등으로 단자(전극을 접속시키기 위해 붙이는 끝 부분)를 감싸 직접 휴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은 모든 예비 리튬 배터리를 가방에서 꺼내 승객이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배터리 단자를 테이프로 덮거나 비닐 봉지 또는 보호 파우치에 보관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터키항공, 싱가포르항공, 대만 에바항공 등도 배터리를 원래의 포장에 넣어 보관하거나 비닐에 넣도록 규정하고 있다.

배터리를 직접 보관하면 화재가 발생해도 초기에 대응할 수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항공기에 반입되는 배터리를 비닐팩 등에 싸서 보관하는 것은 단락 등을 막기 위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튬 배터리 화재는 물에 담가 열을 낮추는 것이 최선의 진화 방법”이라며 “눈에 보이는 곳에 배터리를 두면 주위의 가연성 물질에 불이 옮겨붙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고 화재 초기 배터리를 물에 담그거나 소화기로 충분히 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