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유명 빵집 ‘밀도’가 매일유업의 자회사 엠즈베이커스 실적에 날개를 달아줬다. 엠즈베이커스는 매일유업의 디저트 전문 자회사로 B2B(기업 간 거래) 사업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동시에 하는 업체다. 밀도는 서울 성수동에서 유명했던 식빵 맛집이다.

그래픽=정서희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엠즈베이커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01억원으로 전년 매출액(198억원)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영업이익은 8억원 수준이었다.

밀도는 촉촉한 식감으로 유명한 담백 식빵과 생크림으로 반죽해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리치 식빵 등이 인기가 많다. 밀도는 지난 1년간 매장 수를 늘렸다.

지난해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압구정본점에 입점했고 신세계 사우스시티에도 문을 열었다. 올해 3월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개점했다. 오는 5월엔 뉴코아 강남점에서도 영업을 시작한다.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매일유업이 있다. 매일유업의 자회사 엠즈베이커스는 작년 4월 밀도를 인수했다. 인수 이후 밀도가 만든 빵은 폴바셋 매장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상하농원 내 폴바셋 매장에도 자리를 마련했다. 커피와 함께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 위한 소비자를 위한 것이다. 인수 당시 매일유업 관계자는 “매일유업뿐 아니라 폴바셋, 상하농원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일유업 자회사 품에 안긴 성수동 인기 빵집 밀도. /밀도 인스타그램

제빵업계에서는 밀도의 식빵처럼 식사 대용 빵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빵에 대한 개념이 세분화하고 있어서다. 주식(主食)으로서의 빵인 식빵이나 베이글, 바게트와 디저트로서의 빵인 케이크, 데니쉬 등을 이제 나누어 보는 시각이 생겼다는 뜻이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크림빵을 근간으로 관련 시장이 커졌기 때문에 식사 대용 빵과 디저트용 빵에 대한 개념이 혼재돼 있었다. 최근 식사 대용 빵의 독자적인 시장이 확립됐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국내 식빵과 베이글 등 제품형 플레인 빵의 내년 시장 규모가 8645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봤다. 이는 2018년(6484억원) 대비 33.3%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식사 대용 빵의 대표주자인 식빵을 둘러싼 고급화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생식빵 전문점 ‘화이트리에’가 대표적이다. 화이트리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시작해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자체 블렌딩한 밀가루와 발효 버터, 죽염을 활용해 풍미를 살린 생식빵이 대표 상품이다.

F&B 스타트업 ‘올투릴리셔스’가 운영하는 도제식빵도 밀도의 경쟁사 중 하나다. 도제식빵은 익힌 반죽을 본 반죽에 더해 빵을 만드는 방식인 ‘탕종법’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일반 식빵과 차별화된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식빵 테두리까지 구현했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도제식빵은 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빵 문화가 발달한 일본 시장을 참고했을 때 식사 대용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쌀보다 빵을 선호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일본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1조5755억엔으로 2022년 대비 0.1% 성장했다. 2026년엔 1조6090억엔까지 성장할 것으로 야노경제연구소는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