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000080)는 현재 16.5도인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16도로 0.5도 낮춘다고 13일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소비자의 도수 선호도가 하향돼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가격 인상 대신 알코올 도수를 낮춰 비용 절감을 의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뉴얼한 참이슬 후레쉬./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는 이날 “저도화 트렌드로 소비자의 도수 선호도가 하향된 점을 주목해, 지속적인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테스트와 분석을 진행해 16도로 최적의 주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참이슬 오리지널과 진로는 소주 본연의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도수를 그대로 유지한다.

하지만 알코올 도수를 낮춘 것은 정부로부터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지난해부터 받아온 하이트진로의 원가 절감 노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참이슬 후레쉬와 같은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 제조 원가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희석식 소주는 원재료인 주정(酒精·에틸알코올)에 물을 타 만든다. 업계에 따르면 소주 도수가 0.1도 내려가면 주정을 덜 써도 돼서 병당 주정값 0.6원을 아낄 수 있다.

원가를 줄여 이익 폭을 높이면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제조사의 이익으로 이어진다. 더 낮은 도수로 인해 소비자는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돼 판매량이 늘어나는 효과도 낸다.

하이트진로는 알코올 도수를 낮춘 것 외에도 특허 받은 대나무 활성숯을 활용한 정제과정을 4번에서 5번으로 늘려 잡미와 불순물을 한번 더 제거하는 방법으로 제조 공법에 변화를 줬다.

패키지 디자인도 일부 변경했다. 대나무를 형상화한 서체로 변경하고 ‘대나무 5번 정제’를 전면에 배치했다. 참이슬을 상징하는 이슬 방울은 기존보다 진한 파란색으로 바꿨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하이트진로만의 100년 주류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테스트를 통해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완성했다”며 “참이슬이 선도 브랜드로서 국내 소주 시장 발전 및 소주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참이슬은 1998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390억병(360ml 기준)이 판매 됐다. 이는 1초당 약 15병이 팔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