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주얼리 브랜드들의 청담동 ‘매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발(發) 보복 소비로 명품 구매는 물론 점포 방문객도 늘자, 오프라인 매장 고급화 및 보수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보수 작업 전 까르띠에 메종 청담 내부. 주얼리·시계·장식품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까르띠에

27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세계 4대 명품 보석으로 꼽히는 프랑스 브랜드 ‘까르띠에’는 오는 10월 재개장을 목표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스토어(단독 매장) ‘메종 청담’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압구정에 위치한 이 매장은 830㎡(약 251평) 규모의 지상 4층짜리 건물이다. 현재 입구와 1, 2층 일부를 허물고 보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건설 현장 전면에 ‘까르띠에 플래그십 리노베이션’이라는 대형 간판도 설치했다.

까르띠에가 공사에 돌입한 건 경쟁 업체인 ‘반 클리프 아펠’이 청담동에 매장을 연 시기와 유사하다.

까르띠에와 함께 4대 주얼리로 손 꼽히는 이 브랜드는 국내 진출 34년 만인 올해 5월 ‘서울 메종’을 개점했다. ‘도심 속 정원’을 컨셉으로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주앙 만쿠가 한국 전통 건축 기법을 적용해 설계한 5층짜리 건물이다.

4월부터 보수를 시작한 까르띠에 메종 청담은 2개 층을 관통하는 대형 샹들리에로 잘 알려져 있다. 건물 외관은 한옥 처마와 문살을 닮도록 꾸몄다. 방문 고객에는 최상급 한국 전통차와 다과를 내는 VIP 서비스도 제공한다.

강남구 청담동 소재 반 클리프 아펠 단독 매장. /반 클리프 아펠

까르띠에의 보수 작업은 최근 몇 년 간 침체됐던 청담동 명품거리의 재기를 알리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2000년대 후반까지 고가의 임대료와 소비 급감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2019년 샤넬과 루이비통 등이 문을 열고 ‘코로나 보복 소비’까지 겹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실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는 연내 개장을 목표로 청담동에 400평 규모의 단독 매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인근에는 샤넬과 루이비통, 디올, 막스마라 등이 위치했다.

입생로랑 청담 플래그십스토어도 현재 보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는 올해 한국 명품 시장 규모가 170억달러(약 22조6000억원)로 2012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추산했다. 2020년에는 홍콩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7위에 올랐을 정도다.

명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은 떨어져도 샤넬 가격은 안 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명품 브랜드 몸값이 계속 상승세”라며 “명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고급 주얼리 등 브랜드 간 보이지 않는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