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등 5개 시·군과 경남 산청·하동, 울산 등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 산불로 영남권에서 봄 맞이 지역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 영향으로 서울에서도 예정됐던 축제가 취소되기도 했는데, 일부 주변 상인들은 ‘대목’을 놓쳐서 반발하고 있다.
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북도와 대구시에서는 봄을 맞아 열릴 예정이었던 축제가 취소·연기됐다. 안동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예정됐던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 재현 행사’와 4월 초 예정됐던 ‘안동벚꽃축제’를 모두 취소했다. 포항시도 ‘내연산 전국산행대회’와 ‘장량 떡고개 벚꽃 문화축제’를 무기한 연기했고, 4월 5~6일 호미곶 해맞이광장에서 열 예정이었던 ‘2025 호미반도 유채꽃 축제’를 취소했다.
대구 달성군은 지난달 28일부터 개최 예정이었던 ‘달창지길 벚꽃축제’와 ‘옥포 벚꽃축제’를 취소했다. 북구에서 28일 열릴 계획이었던 고성동 벚꽃한마음 축제도 취소됐다. 경북 경산시는 오는 5일 개최 예정이었던 ‘반곡지 복사꽃길 걷기 대회’를 취소했다.
다만 국내 대표적인 벚꽃 축제인 경남 창원시 진해군항제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6일까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산불 피해를 고려해 해군사관학교, 해군진해기지사령부 부대 개방 행사를 없애는 등 대폭 축소해 행사를 치르고 있다. 창원시 진해구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고려해 축제 전면 취소는 어렵다”고 밝혔다.
진해 주민들은 축제를 이어가는 것이 낫다는 반응이다. 매년 군항제에 참석하고 있다는 주모(28)씨는 “지방 도시인 진해에서 군항제같이 1년 중 가장 큰 축제를 취소하게 되면 자영업자는 1년 매출에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모(27)씨도 “코로나 시기 3년간 군항제를 취소했을 때 지역 경제에 타격이 심했다”고 했다..
서울에서도 영남권 산불을 이유로 축제가 취소된 곳이 있다. 도봉구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우이천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2025 도봉 벚꽃 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다만 우이천 인근 상인들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까운 백년시장에서 21년째 호프집을 운영하는 정순금(59)씨는 “축제 취소한다는 것을 오늘(지난달 31일) 들었다”며 “여기 축제는 1년에 딱 한 번 열리는 큰 행사이고 사람들이 많이 와 시장도 북적인다.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취소) 되다니 참 아쉽다”고 했다.
도봉구 관계자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축제를 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지난달 28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벚꽃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일주일 전에 갑자기 축제가 취소되어서 입은 관련 업체들의 피해 규모를 파악해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와 송파구 석촌호수에서는 축제가 예정대로 열린다. 다만 산불 재난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개막식 등 행사 규모는 줄인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축제를 취소해도 벚꽃을 보려는 사람들은 윤중로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축제를 취소하면 참여하기로 했던 업체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며 “인근 지역 상인들이 실망할 수도 있어 축제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