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은 27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인근 지자체로 확산한 산불과 관련해 오후 5시 기준 진화율이 63%라고 밝혔다. 산불 영향 구역은 3만5697㏊이고, 진화율은 63%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오후 7시쯤 의성 산불 현장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역별 산불 영향 구역과 진화율은 의성 1만2821㏊·62%, 안동 5580㏊·63%, 청송 5515㏊·80%, 영양 4362㏊·60%, 영덕 7819㏊·55%로 잠정 집계됐다.
의성 산불로 발생한 사망자는 의성 1명,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9명 등 총 23명이다. 이재민은 의성 1203명, 안동 3536명, 청송 810명, 영양 1252명, 영덕 1331명, 울진 37명 등이다.
이날 밤에도 순간 최대 풍속 초속 8~10m의 강한 바람이 예보돼 있어 산불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 산림당국은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 잔불을 정리하고, 안동 시내로 산불이 확산되지 않도록 저지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청송에는 주왕산 국립공원 보호를 위한 인력을 투입하고, 산불 영향 구역이 넓은 영덕에는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8개 팀을 배치할 계획이다.
임 청장은 “산불이 확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비산(飛散)화될 위험은 굉장히 적어졌다”면서 “빠른 시간 내에 최대한 산불을 진화해 헬기나 지상 인력 등 부족한 자원을 확산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늦게 의성 산불로 피해를 입은 5개 시·군 일부 지역에서는 적은 량의 비가 내렸다. 산불 현장지휘본부가 있는 의성군 의성읍에는 이날 오후 6시15분쯤부터 10여 분 간 비가 내렸다. 드문드문 빗방울이 떨어지다 굵은 빗방울로 바뀌었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강수량은 1.0㎜에 그쳐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충청도 부근에서 강수대 구름이 동진하고 있다”며 “오늘 밤, 내일 새벽 3시까지는 빗방울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양은 많지 않더라도 넓은 지역에 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8일에는 울진·영덕 지역에 1㎜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9시 브리핑에서 의성 산불 진화율이 44.3%라고 밝혔다. 낮 동안 진화율이 18.7%포인트 오른 데 대해 임 청장은 “헬기 투입이 원활하고 진화대원 활동이 위험한 경우가 아니면 진화율을 하루 동안 20~30%, 많게는 40~50%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의성의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3.1도, 낮 최고기온은 26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28일 의성의 아침 최저기온은 5도, 낮 최고기온은 14도로 이날보다 10도 정도 내려갈 것으로 예보했다. 주말인 29~30일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겠다.
임 청장은 관련 질문에 “기온이 낮을수록 산불 진화에 더 유리하다. 산불 확산 속도가 늦어진다”면서 “산불 진화 인력들의 체력 문제도 더 나은 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