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 교차로에서 인터넷 선로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뉴스1

지난21일 시작된 영남권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인프라도 타격을 받았다. 경북 지역 곳곳의 도로 통행이 중단됐고, 철도는 운행이 끊겼다가 재개됐다. 전기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고, 이동통신도 끊겨 정부는 처음으로 재난로밍을 명령했다.

26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나들목(IC)~영덕 IC 구간(105.5㎞) 양방향, 중앙고속도로 의성 IC~예천 IC 구간(51㎞) 양방향이 전면 통제하고 있다. 산불 상황에 따라 통행이 차단되는 구간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산불로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 건물과 점곡휴게소 화장실 등이 피해를 입었다. 또 청송과 군위 지역 광케이블이 불에 타 서산영덕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상의 감시 카메라 29기가 영상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산불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26일 강원 강릉역 대합실 스크린에 동해~포항 동해선, 영주~영천 중앙선 등 일부구간 일시 운행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송출되고 있다. /뉴스1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전날 운행이 중단됐던 중앙선 영주~안동~영천 구간과 동해선 동해~포항 구간 열차 운행을 이날 낮 12시 재개했다. 코레일은 선로와 시설물 점검을 마치고 운행에 지장이 없는 점을 확인했다.

의성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영덕에서는 전날 오후 9시6분쯤부터 전 지역에 정진이 발생했다. 관공서에는 이날 오전 2시부터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산불이 발생한 지역 곳곳에서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원활하게 제공되고 있지 않다. 영덕 전 지역에서는 전날 오후 10시20분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통신도 끊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 이동통신 서비스가 전날 밤 경북 울진군 전체 지역에서 중단되자 KT 회선을 사용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재난 로밍 조치를 했다.

과기부에 따르면 울진군 전역에서 전날 오후 10시27분부터 SKT 이동통신이 중단됐다. SKT 통신 선로에 불길이 옮겨 붙은 게 원인으로 추정된다. 다만 SKT는 산불 피해를 보지 않은 다른 회선을 이용해 2시간 만인 26일 0시26분쯤 자체 복구를 완료했다.

26일 오후 경북 영양군 입암면 일대가 뿌연 산불 연기로 뒤덮혀 있다. /뉴스1

LG유플러스도 전날 오후 5시쯤부터 산불과 정전으로 인해 화재 발생 지역에서 통신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았다. KT도 오후 6시부터 정전 때문에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북 북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통신 장애는 한전이 산불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력을 차단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경북 청송 양수발전소는 전날 오후 1시쯤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산불 확산 우려에 사고가 나지 않도록 미리 발전소를 세운 것이다. 발전소 일대에는 전날부터 소방수를 뿌려 산불 저지선을 구축하고 모니터링을 중이다. 이 발전소는 2006년 준공된 600㎿급 용량으로, 상부댐에 710만t, 하부댐에 1020만t의 용수를 저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