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 나흘째인 25일 오전 경북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 민가 뒷산까지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뉴스1

경북 의성군에서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북쪽에 있는 안동시는 모든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불길은 동쪽에 있는 청송군으로도 번졌다.

안동시는 25일 오후 5시8분쯤 주민들에게 보낸 재난 문자 메시지에서 관내 전역으로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전 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먼저 대피하신 분들은 그곳에서 안전하게 머물러 달라”고 했다.

의성 산불은 전날 안동으로 번졌고, 강한 바람을 타고 이날에도 확산됐다. 안동시는 이날 오후 3시31분쯤 재난 문자에서 산불이 풍천면으로 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풍천면과 붙어 있는 풍산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있다. 산림 당국은 산불 확산 지역과 하회마을까지는 직선거리로 10여㎞ 정도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안동시는 하회마을 주민에게는 1㎞ 정도 떨어진 낙동강 건너편 저우리 마을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의성 산불 나흘째인 25일 오전 경북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 민가 뒷산까지 산불이 확산한 가운데 가족이 대피해 빈집에서 개 한 마리가 집을 지키고 있다. /뉴스1

의성 산불은 이날 오후 5시29분쯤 청송군 파천면 도치골과 방광산으로 확산됐다. 청송군은 파천면, 진보면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산불 확산에 대비해 인근 주미들을 청송국민체육센터, 소노벨 청송 리조트, 임업종합연수원 등으로 대피해 달라고 했다.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로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3분쯤 중앙선 안동~의성역간 하화터널 인근으로 불길이 옮겨 붙었다.

코레일은 영주역~경주역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시켰다. 운행을 멈춘 열차는 고속열차 3편성과 일반열차 4편성이다. 코레일은 이 구간은 버스를 연계해 승객들을 수송하기로 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난 불이 동진하면서 안동까지 번진 가운데 경북도소방본부 관계자들이 25일 안동 길안면 묵계리 만휴정을 둘러보고 있다. 만휴정은 조선시대인 1706년 문신인 보백당(寶白堂) 김계행이 만년을 보내기 위해 건립한 곳으로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겅북도소방본부 제공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서산영덕고속도로 안동분기점(JCT)∼청송교차로(IC) 구간 양방향 구간을 통제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산불로 많은 연기가 발생하자 이날 0시15분부터 같은 고속도로 북의성IC~청송IC 구간의 통행을 통제했다. 산불 영향 구역이 늘어나자 통제 구간을 확대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의성 산불 대응을 위해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청송군 성덕댐 방류량을 초당 1.8t 이내로 늘려 하류로 흘려 보낼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날 오후 4시21분쯤 주민들에게 성덕댐 방류로 하천 수위 상승이 예상되니 주변에 있는 경우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 바란다는 안전 안내 문자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