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저출생 극복을 위해 ‘결혼정보회사’ 역할도 맡는다. 미혼 남녀 만남을 주선하고, 결혼에 성공하면 크루즈 관광도 지원한다. 출산과 주거, 돌봄 등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필요한 전 영역에 1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경북도는 13일 저출생 극복을 위해 100대 사업에 1조2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저출생 극복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 합계출산율을 1.0명으로 끌어올리고, 2040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5명, 2070년대에는 인구 유지가 가능한 수준인 2.0명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먼저 미혼 남녀가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취미 위주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청춘 동아리’를 운영한다. 여름 휴가철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인 ‘솔로 마을’도 운영한다. 이후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지면 포항 영일만항 국제 크루즈 터미널을 이용한 5박6일 간의 크루즈 해양 관광도 지원한다.
남성 난임 시술비도 지원하고, 거점형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하는 등 임신부터 산후조리까지 출산을 돕는다. 돌봄 공백이 없도록 아파트 등 공동시설에서 공동체가 자정까지 돌봄을 제공하고, 독서와 돌봄을 융합한 돌봄 도서관도 운영한다. 국가 저출생 극복 시범도시인 돌봄 융합 특구 조성에도 나선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돌볼 수 있도록 육아기 부모 오후 4시 퇴근 및 초등 부모 오전 10시 출근도 추진한다. 단축 근무 임금을 보전해주고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준다. 소상공인도 6개월 출산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고, 대체 인건비는 월 200만원씩 지원한다. 아빠 출산 휴가는 한 달 간 부여하고, 아이 동반 근무 사무실 운영 등도 추진한다.
주거 분야에서는 3자녀 이상 가정이 40평형대 큰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매입과 전세 자금을 3억원(연 이율 3%)까지 지원한다. 시·군 곳곳에는 신혼부부와 출산 가정 등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700호를 공급하고, 도청 신도시에 돌봄 특화 공공임대 주택 756호를 건설한다.
다자녀 가정은 농산물 구매와 관광지 입장료 할인 등 우대한다. 다자녀 공무원에게는 특별 승진 가산점을 주고, 채용 때 고졸 가산점 부여도 검토한다. 이밖에 경북도는 정부에 돌봄 융합 특구 지정과 돌봄 사업 권한 이양, 예산 대폭 투입 등을 요청하고, 국회에는 저출생 극복 특별법, 육아기 근로자 단축근무 의무화 등 법·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수도권으로 이동을 꿈꾸는 유목민 사회가 아니라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자라고 취직하고 가정을 이뤄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정주형 사회로 틀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