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후 비이재명계(비명계)인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을 향해 살해 협박 게시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충남경찰청은 27일 김 의원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린 혐의(협박)로 A(27)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김 의원의 지역구(충남 논산·계룡·금산)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히며 김 의원을 향해 욕설과 함께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후 본인의 글을 삭제했지만, 신고 등을 통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지난 26일 자수했다.
A씨는 서울에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관련해서 (비이재명계 등에) 불만이 많았지만 실제로 김 의원을 살해할 목적은 아니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전자기기 포렌식 등을 통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당내 주류인 친명계는 비명계를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색출’하겠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했다. 일부 강성 당원들 역시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비명계 명단 등을 공유하고, 항의성 문자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내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살해 협박까지 받았던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체포 동의안에 가결 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민주당이 똘똘 뭉쳐서 만장일치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면 검찰로부터는 해방됐겠지만, 국민들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총선까지 갔을 것”이라며 “우리가 도망 다닌다, 또는 사법 리스크를 안고 방탄 정당을 한다는 국민의 불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살해 협박을 한 게시자에 대해서는 “처벌까지 갈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처벌불원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개개인은 합리적이라도, 대중이 모이게 되면 모든 의사가 합리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 “대중은 흥분과 감정 속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정치 지도자는 이걸 어떻게 대의적으로 풀어낼까를 고민해야지 여기에 편승하거나 이걸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