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청소년이 크게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 8명 중 1명이 술을 마시고 있는데, 음주 청소년 비율은 1년 새 21.5% 증가했다.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위험 음주’ 청소년도 5.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2022년에 실시한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와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결과를 14일 공동 발표했다. 학생 건강검사는 전국 초·중·고교 중 1062개교에서 실시한 신체발달 상황과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자료다. 청소년 건강행태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에 다니는 중·고등학생 약 6만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음주, 신체활동 등 건강행태 현황을 파악한 자료다.

2023학년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지난달 23일 오전 광주광역시 남구 석산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지를 교부받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일상회복 되자 음주율 늘어…흡연율은 비슷

지난해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사이 청소년 중 ‘최근 30일 동안 술을 1잔 이상 마신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3.0%로 나타났다. 2020년과 2021년에는 10.7%였는데, 2.3%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증가율은 21.5%다.

남학생 음주율은 15.0%로, 1년 새 2.6%포인트 높아졌다. 여학생 음주율은 10.9%로, 같은 기간 2.0%포인트 상승했다. 음주율은 충북(16.8%), 경북(16.5%), 광주광역시(15.9%) 등에서 높았고, 서울·제주는 9.9%로 낮은 편이었다.

최근 30일동안 술을 마셨을 때 1회 음주량이 남자는 소주 5잔 이상, 여자는 소주 3잔 이상인 ‘위험음주율’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의 5.6%가 과도한 음주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6.1%, 여학생은 5.1%였다.

담배를 피는 청소년은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중1부터 고3까지 학생 중 ‘최근 30일 동안 1일 이상 담배제품을 사용했다’는 응답은 5.4%로 0.2%포인트 상승했다. 흡연율은 남학생 7.3%로 0.3%포인트 상승했고, 여학생 3.4%로 0.1%포인트 높아졌다.

궐련형 담배(연초),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로 나눠서 흡연율도 조사됐다. 그 결과 궐련형 담배는 4.5%, 액상형 전자담배는 3.3%, 궐련형 전자담배는 2.3%로 집계됐다.

청소년이 담배를 사려고 시도했을 때, 10명 중 7명은 쉽게 구입했다고 응답했다. 근 30일 동안 편의점이나 가게에서 담배를 사려고 했을 때 ‘많이 노력해서 샀다’ ‘조금만 노력해서 샀다’ ‘노력 없이도 쉽게 샀다’고 응답한 비율은 68.9%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보다 5.9% 줄어든 수치다.

교육부 제공
교육부 제공

◇학습시간은 그대로, 신체활동 시간 늘어…이유 ‘재미있어서’

지난해 청소년들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은 신체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60분씩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한 비율은 남학생 23.4%, 여학생 8.8%로 나타났다. 2021년보다 남학생은 2.7%포인트, 여학생은0.7%포인트 늘었다. 이는 최근 7일 동안 운동 종류에 상관 업이 심장 박동이 평상시보다 증가하거나, 숨이 찬 정도의 신체활동을 하루 총합 60분 이상 한 날이 5일 이상인 경우를 집계한 것이다.

최근 7일 동안 조깅이나 축구, 농구, 등산, 빠른 속도의 자전거 타기, 빠른 수영 등을 20분 이상 한 날이 3일 이상인 경우도 집계했다. 이 같은 주3일 이상 고강도 신체활동 실천율은 남학생 46.6%, 여학생 25.8%였다. 남학생은 6.5%포인트, 여학생은 5.8%포인트 증가했다.

운동이나 신체활동을 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가 3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강을 위해(20.6%), 체중감량(16.4%)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습시간이 줄지는 않았다. 주중 학습목적으로 앉아서 보낸 시간은 2021년 459분, 지난해 457분으로 비슷하다. 다만 학습목적 이외의 목적으로 앉아서 보낸 시간은 주중의 경우 2021년 210분에서 지난해 186분으로 줄었다. 주말은 같은 기간 316분에서 293분으로 감소했다.

학교에서 규칙적인 스포츠활동 팀에 참여하는 비율은 49.4%였다. 학교 체육수업 시간에 주 2회 이상 직접 운동을 실천하는 비율은 64.0%로 나타났다.

교육부 제공
교육부 제공

◇비만 학생 줄어…정신건강은 악화

키는 초등학교 6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은 소폭 커졌으나, 중학교 3학년은 남학생 1.2㎝, 여학생 0.1㎝ 작아졌다. 지난해 학생들의 몸무게는 2021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초6 남·여학생과 고3 여학생은 키가 커졌지만 몸무게는 0.4~0.7㎏ 줄었다. 비만학생 비율은 18.7%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우울감 등 청소년의 정신건강 지표는 2020년에 감소하였다가 2021년 이후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우울감 경험률은 남학생 24.2%, 여학생 33.5%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남학생은 1.8%포인트, 여학생은 2.1%포인트 높아졌다. 스트레스 인지율도 같은 기간 남학생은 32.3%에서 36%로, 여학생은 45.6%에서 47%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로움 경험률은 남학생은 12.3%에서 13.9%로, 여학생은 19.9%에서 21.6%로 늘었다. 범불안장애 경험률(중등도 이상)도 소폭 증가(남학생 9.3%→9.7%, 여학생 15.6%→15.9%) 경향을 보였다.

◇10명 중 4명 아침식사 안 먹어…'시간이 없어서’가 가장 큰 이유

식생활 지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계속 악화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5일 이상 아침식사를 먹지 않은 아침식사 결식률을 지난해 39%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주3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 비율은 27.3%포 1.1%포인트 늘었고, 하루에 1회 이상 과일을 섭취하는 비율은 17.2%로 0.9%포인트 감소했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가 3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식욕이 없어서’ 21.4%,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 돼서’ 14.0% 순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청소년들은 신체활동 실천율이 증가하고 비만 비율은 다소 줄었지만, 음주·식생활·정신건강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함께 ‘학생 건강증진 종합대책(2024~2028)’을 오는 10월 수립해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유행 3년 차였던 2022년은 단계적 일상을 회복해 온 해로, 청소년의 음주, 신체활동, 정신건강 등 건강행태의 변화가 있었다”면서 “주요 건강행태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