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전문 의료기기 ‘리노바(ReNOVA)’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없이 유통·판매하다 적발된 업체가 다른 회사의 필링 제품 개발기술을 탈취한 혐의로도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1일 조선비즈 취재 결과, 서울 송파경찰서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과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 의료기기·화장품 유통업체 A사와 A사 대표 B씨 등을 수사하고 있다.
A사는 작년 9월부터 에이치투메디가 개발한 필링 제품 ‘라라필’의 주원료와 원료배합방법 등 기밀을 무단으로 이용해 ‘플래티넘 플라필’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국내 병원에 라라필을 독점으로 유통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총판’이자, 에이치투메디가 국내 영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의 대표였다. 에이치투메디 측은 B씨가 라라필 유통·판매 과정에서 알게 된 제조 성분비와 제조방법 등 영업비밀을 이용해 샘플 제작과 임상 테스트를 거쳐 모조품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사는 플라필을 병원 등 거래처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플라필을 ‘라라필2′ 또는 ‘라라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소개하는 등 상품 주체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에 에이치투메디는 A사가 라라필이라는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서울중앙지법에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에이치투메디는 2020년 11월 ‘라라필’과 ‘LHALALA’의 상표를 출원했다. 라라필 주원료와 원료배합방법 등 영업비밀은 특허로, 필링 제품을 도포하는 방법은 실용신안으로 각각 등록됐다.
라라필은 일반 강산성 필링 제품과는 다른 알칼리성 제품으로 현재 국내 병원 1000여곳에 납품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수사 중”이라며 “법원 판단에 따른 가처분 신청 결과도 수사에 참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플라필은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사 측은 “에이치투메디와 제품을 계약하기 이전부터 다양한 제품 샘플 개발 목적으로 사내 테스트를 진행해 왔고, 플라필은 에이치투메디측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이후 당사가 개발·런칭한 제품으로 사용함에 있어 문제가 없다”며 “플라필은 라라라 솔루션과 성분, 배합이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라라필은 제품이 아닌 시술의 명칭으로, 라라라 솔루션을 사용한 병원에서 시술명을 최초 개발하고, 상표권 최초 등록을 완료했다”며 “에이치투메디가 보유하고 있는 제품은 라라라 솔루션이며, 상표권 제품명에 대한 ‘라라필’이라는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이치투메디에서 주장하고 있는 ‘플라필이 모조품’이라는 내용은 근거 없이 추측만으로 오인하도록 유도하는 바 유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A사는 이미 단종돼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의료기기 리노바를 2018년부터 해외에서 들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인증을 받지 않고 전국 피부과 병원 등 의료기관에 판매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식약처는 리노바의 판매·사용 중지 명령을 내리고, 이미 판매된 리노바를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A사 측은 “2018년 적법한 기관에 문의해 미용기기 여부를 확인한 이후 적합등록 필증을 받고 정식 수입 및 판매한 것으로 병의원에서 사용함에 있어 문제가 없다”며 “판매중지와 회수명령 취소에 대한 가처분 소송 및 행정 소송 등을 통해 어떻게든 결백함을 밝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