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 대란으로 요소 비료 가격이 1년 만에 3배 이상 폭등하며 농가가 시름에 빠졌다.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원자재인 요소 가격이 크게 뛰자 요소 비료 가격도 급등한 것이다. 정부가 가격상승분의 80%를 보전하겠다고 나섰지만 농가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25일 농업계에 따르면 요소 대란과 수입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요소 비료는 20kg짜리 1포대 가격이 올해 들어 2만8900원까지 올랐다. 작년 1월에는 9200원이었는데 불과 1년 만에 3배나 오른 것이다.
요소는 농업용 화학 비료의 핵심 성분으로, 요소 비료는 국내 단일 비료 공급량의 80%를 차지한다. 지난해 전체 농업용 요소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요소 대란이 농가에까지 번졌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 전에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는 농가의 비료 사재기 바람이 일기도 했다.
정부가 요소비료 등 무기질비료 가격상승분의 80%를 보전하기로 했지만, 이를 제외해도 여전히 요소비료 가격이 1만4300원에 달한다. 정부 부담분을 제외해도 농민 입장에선 비료 가격이 30% 넘게 오른 셈이다. 치솟는 비료 가격에 봄작기 영농준비를 하는 농가에서는 “무엇을 (밭에) 심기조차 무섭다”는 말까지 나온다.
경북 포항시에서 채소 농사를 하는 최모(70)씨는 “잎채소는 요소비료가 필수적인데 가격도 폭등한데다 물량이 부족해 구하기도 어렵다. 요소비료가 비싸 퇴비로 수요가 몰리면서 퇴비까지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작년에 정부가 요소 대란에 대응을 제대로 못해서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농사는 정부가 망쳤다”고 말했다.
더욱이 원예비료인 3종 복합비료는 유기질 비료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 지원 대상에서 빠진터라 이를 주로 사용하는 원예농가와 과수농가의 시름은 더 깊은 상황이다. 3종 복합비료는 토양 산성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원예농가와 과수 농가의 필수농자재다.
경북 대구에서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윤모(64)씨는 “3종 복합비료의 경우 토양 산성화를 억제하기 위해 과수 농가에서는 꼭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요소 대란 이후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커서 다른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대란 등 상승 요인이 이어지며 화학비료 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수 있어서다. 올해부터 화학비료 원자재 가격을 분기마다 판매가격에 반영한다는 ‘화학비료 원자재 가격 연동제’가 실시되는데,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당장 2분기 화학비료 판매가격마저 재차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