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KT 인터넷망이 대규모 디도스 공격 탓에 장애를 일으키면서 광주 도심 버스 도착 알림 전광판의 정보가 끊기고, 시민들이 통화에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의 한 IT 기업을 다니는 회사원 이모(27)씨는 25일 오전 줌을 통해 외부 업체와 미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전 11시 20분쯤 갑자기 줌이 끊어지면서 미팅도 중단됐다.

노트북의 문제인가 싶어서 전원을 껐다 켰다를 반복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KT 인터넷망이 끊겼다는 뉴스가 나왔고, SKT 통신망을 쓰는 직원이 핫스팟을 연결해 간신히 미팅을 마칠 수 있었다.

KT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중단된 이날 오전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근무하는 회사원이나 일반 국민들도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다.

직장인 유모(30)씨는 재택근무를 하던 중 회사나 외부 업체에서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아 낭패를 봤다. 그는 “오전에 별도의 업무 지시 메일이 오지 않아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냈는데, 알고봤더니 KT 인터넷망이 중단돼서 메일이 수신이 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회사에서 보낸 업무 지시 메일이 쌓여 있었는데 내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돼버려서 직장상사에게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서 일하는 회사원 박모(31)씨는 휴대폰 간편결제가 안 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었다. 평소 휴대폰 간편결제를 주로 쓰는 박씨는 지갑을 아예 들고다니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오전에도 머리가 아파서 두통약을 사러 약국에 갔다가 간편결제가 되지 않아 약도 못 사고 골치만 아팠다고 전했다.

박씨는 “휴대폰이 먹통이 되니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고 회사에서 오는 연락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김모(56)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중요한 미팅이 있었는데 휴대폰이 먹통이 되면서 약속 시간에 늦을 뻔했다. 인사동은 익숙하지 않은데다 골목이 많아서 약속장소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지도앱마저 켜지지 않은 탓에 길을 헤맨 것이다.

그는 “중요한 미팅에 10분 먼저 도착해서 기다려도 모자랄 판에 늦을 뻔했다”며 “늦어서 미팅이 제대로 안 됐으면 그 손해는 누가 보상해주나. KT가 보상해주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업비트나 빗썸 등 국내 주요 가장자산거래소도 KT 인터넷망 장애로 일부 서비스에 차질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