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부부 가운데 한국인 남편이 이혼 상담을 요청한 사례가 6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공개한 ’2020년 다문화 가정 이혼 상담 통계'에서 지난해 상담을 한 외국인 아내와 한국인 남편의 이혼 상담은 모두 708건이다.
이 가운데 한국인 남편이 이혼 상담을 요청한 사례가 460건(65%)으로 외국인 아내가 상담을 신청한 건수인 248건(35%)보다 약 1.9배 많았다.
또 이혼 상담을 받는 다문화 부부는 내국인 부부에 비해 재혼률이 높고 경제적 빈곤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들의 혼인 형태는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가 185쌍(26.1%)으로 가장 많고 양쪽 다 재혼이 161쌍(22.8%)으로 그 뒤를 이었다. 남성 재혼·여성 초혼은 68쌍(9.6%), 남성 초혼·여성 재혼은 36쌍(5.1%)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다문화가정의 이혼 상담에서 재혼 부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37.5%로 일반 가정의 이혼 상담에서 재혼 부부가 차지하는 비율(19.7%)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직업별로는 외국인 아내는 주부(178명·25.1%), 한국인 남편은 무직(152명·21.5%)이 가장 많았다.
특히 주부, 무직, 단순 노무, 직업 미상 등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외국인 아내는 83.8%, 한국인 남편은 61.9%에 달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아내가 외국인인 다문화 가정은 혼인 성립 시부터 연령 차, 경제적 빈곤 등 갈등 유발 요인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상담소가 진행한 전체 다문화 가정의 이혼 상담 건수는 전년(1천229건)보다 26.4% 줄어든 904건으로 집계됐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김진영 상담위원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상담이 제한된 기간이 있어 이혼 상담 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