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평양의 메타버스 가상오피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와 맞물려 메타버스 열풍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로펌업계도 속속 동참하는 추세다. 당초 일부 소형 로펌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활용 움직임이 있었다면, 최근 대형로펌들도 메타버스에 직접 사무실을 내고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소통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22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 14일 대형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메타버스 플랫폼(게더타운)에 사무실 공간을 열었다. 앞서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권단)가 지난달 17일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에 가상오피스를 열었는데, 대형로펌 중에선 태평양이 ‘1호’다.

태평양 관계자는 “실제 사무실 건물 각 층의 도면과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했다”면서 “캐릭터가 이곳저곳 다니면서 ‘오피스 투어’를 하고 조직도 등도 함께 볼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태평양은 가상오피스를 활용해 총 39명의 신입변호사를 초청해 만찬행사를 진행했다. 메타버스 상에서 행사에 초대된 변호사들은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조별로 자유롭게 대화를 하며 만찬을 즐겼다.

행사에 초대된 변호사 A씨는 “말로만 듣던 메타버스를 직접해보니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변호사 B씨는 “개더타운은 처음보는 시스템인데, 이런 자리에서라도 다른 분들과 만나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전했다.

태평양은 다음달 27일 메타버스 스페이셜 플랫폼을 통해 ESG 포럼도 개최한다. 이 포럼에는 기업 지속가능경영·사회공헌 담당 리더급 인사와 임직원들, 중견기업 CEO 등 총 120명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만날 예정이다.

법무법인 세종도 메타버스에 가상 오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은 광화문 D타워에 자리잡고 있는 현대식 사무실을 그대로 구현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디지털테크 및 정보통신, AI 관련 새로운 법률 이슈에 대한 웨비나를 개최하고 로스쿨 재학생을 상대로 채용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세종 관계자는 “젊은 변호사들 사이에서 가고 싶은 로펌 1순위로 꼽힌 만큼 가상 오피스에도 ‘혁신’ 이미지를 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메타버스와 관련한 스터디를 통해 법리적 쟁점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메타버스 관련 법적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메타버스팀’을 꾸렸다.

광장에 따르면 메타버스 팀은 TMT 그룹, IP 그룹, 엔터테인먼트·게임 그룹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TMT분야에서 독보적 업무경험을 쌓아온 박광배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 블록체인 전문가 윤종수 변호사(22기), AI와 데이터 분야 전문가 고환경 변호사(31기), 엔터테인먼트 및 기술분야 지식재산권 전문가 곽재우 변호사(39기),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 맹정환 변호사(39기) 등이 합류했다.

로펌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소통 창구 역할은 물론 생활영역 전반에 쓰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과 유사한 경제활동까지 가능한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팬더믹에 따른 비대면 추세 가속화로 웨비나가 유행을 탔던 것처럼 대형로펌들의 메타버스 활용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