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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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에서 첫 ‘전부 승소’ 판정을 지난 5월 말에 받았다. 중국인 투자자가 2641억원을 청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한 푼도 지급하지 않게 된 것이다. ISDS는 외국 투자자가 투자를 진행한 나라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법령·정책 등으로 투자 관련 손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배상 등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우리 정부의 ISDS 첫 ‘전부 승소’ 사건은 법무법인 율촌이 대리했다. 율촌 국제분쟁팀의 백윤재(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 안정혜(35기) 변호사와 우재형(39기) 변호사는 “한국 법원에서...
일본의 유명 화가 쿠사마 야요이의 2001년 작품 ‘호박’의 가격은 12억3200만원이다. 보통 사람은 선뜻 구매하기 힘든 수준이다. 그런데 대학생 A씨는 이 그림의 소유주가 될 수 있었다. 작년 말 공동 투자자 1만88명이 각자 10만원씩 내서 지분을 나눠 갖는 ‘조각 투자’ 방식으로 그림을 함께 사들인 것이다. 이 작품 매입은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투자계약증권’이 발행된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조각 투자 방식에 따른 지분 취득과 매각 등에 대한 법적 안전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이를 위한 법률 자문은 법무법...
지난 3월 28일 전북 전주시 JB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 추천한 사외이사 2명이 이사회에 입성하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철옹성 같던 국내 금융지주 이사회 벽을 행동주의 펀드가 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얼라인은 2022년 JB금융 지분 약 14%를 인수한 뒤 경영진에 사외이사 선임·배당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주총 이틀 전, 얼라인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일이 있었다. 얼라인이 법원에 JB금융과 그 주주인 핀테크 업체 핀다를 상대로 제기한 ...
조립 블록으로 유명한 세계적 완구기업 레고(LEGO)를 ‘레고 치킨’, ‘레고 분식’처럼 음식점 이름에 갖다써도 될까? 그동안 우리 특허 재판부의 판결을 보면 상표 등록이 가능할 여지가 있었다. 레고는 완구용품으로 널리 알려진 회사이므로 치킨집 이름에 레고를 붙인다고 해서 완구기업 레고를 떠올릴 사람이 많지 않고, 레고의 명성을 떨어뜨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2020년 11월 레고가 국내 바이오 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바이오)를 상대로 제기한 등록무효 소송에서 완승했다. 이 판결은 상품군이 달...
고혈압 환자라면 누구나 아는 치료제가 있다. 한국의 제약회사 보령에서 만든 카나브(Kanarb)다. 카나브는 2010년 보령에서 선보인 국내 첫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이 되기까지 시간은 약 18년, 비용은 500억원이 들었다. 세계 50개국에서 ‘고혈압 약=한국’이라는 공식을 남긴 카나브는 지난해 15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나브는 출시된 지 5년 만에 듀카브로 진화했다. 카나브에 암로디핀(amlodipine)이라는 약물을 더한 듀카브는 혈압 강하에 더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수축기 혈압(심장이 수축할 때 혈관에 가해지는...
“해외 파견교사도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에 준하는 수당을 줘야 한다.” 2019년 11월, 재외 한국학교로 파견을 갔다 온 교사 A씨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재판부가 이런 판결을 내놨다. 교육부는 발칵 뒤집혔다. 파견교사들이 줄줄이 소송전에 합류할 것이란 우려는 곧 현실화 됐다. A씨가 요구한 금액은 약 1억1456만원이었으나 유사 사건 원고가 10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지급해야 할 금액도 100억원가량으로 급증했다. 제도 자체가 사라질 위기였다. 문제의 발단이 된 건 교육부가 운영중인 ‘재외 파견교사 선발제도’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을 중국과 양분하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실적 발표 때마다 그 영향력을 확인하는 초 슈퍼 갑(甲)이 있다. 프랑스 엔지니어링 업체 GTT다. 우리 기업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제작할 때마다 1척당 100억원의 기술사용료(로열티)를 GTT에 낸다. 아무리 업황이 좋아도 흑자를 내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LNG 운반선은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 초저온에서 600분의1로 압축·액화해 저장·운반한다. LNG 저장탱크인 화물창 기술의 핵심은 단열이다. 내부 온도가 영하 162도를 유지해 LNG가 기화(氣...
2017년 한국전력(한전)에 2년 계약직으로 입사한 A씨가 계약 종료 후 제기한 근로에 관한 소송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제42민사부(부장판사 마은혁)는 작년 1월 한전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영국 원전사업의 통번역 업무를 위해 채용된 2년 계약직 직원이었다. 고용 계약 기간 중 사업이 중단돼 담당 부서는 해체된 상황. 그런데도 재판부는 한전의 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한전은 항소하면서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새로 선임했다. 이 사건을 맡은 최현준(변호사시험 5회) 변호사는 노동 전담 재판부가 2년에 걸쳐 검...
지난 2019년 10월, 자금 운용액 기준 국내 1위였던 라임자산운용(라임)이 펀드 177개에 대해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개인 투자자 4000여명의 돈 1조6000억원이 묶였다. 이른바 ‘라임 사태’의 시작이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고 라임의 배후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 받았다. 돈을 굴린 라임이 파산하자, 투자자들은 펀드를 구매한 증권사로 달려갔다. 환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2월 개그맨 김한석씨와 아나운서 이재용씨 등 투자자...
우리가 물을 사먹기 시작한 건 1992년부터다. 이전까지 수돗물을 먹는 사람이 많았지만 1991년 이른바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이 벌어지며 깨끗한 물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정수기 렌탈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2000년대 초반엔 집집마다 정수기가 하나씩 놓였다. 소비자들은 살균 기능을 갖추는 것은 당연하고 보고, 이제 그 기능이 얼마나 뛰어난가를 따져 제품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정수기 업체들은 코디가 직접 필터를 세척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외부 키트를 이용해 살균하는 방식, 정수기 자체 살균 ...
삼성전자가 2014년 출시한 ‘갤럭시 노트4 엣지’(edge·모서리)는 시장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스마트폰 디자인을 제시했다. 엣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른쪽 모서리가 휘어져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휘어진 옆면에 보조 기능을 탑재해 화면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도 들썩였다. 엣지에 딱 맞는 보호필름이 필요해진 것이다. 전자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화이트스톤은 시장에 휘어진 옆면까지 붙일 수 있는 보호필름이 없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이를 사업 기회로 본 화이트스톤은 2016년 ‘엣지’용 보호필름을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미르·K스포츠 재단은 삼성과 현대차, SK 등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40개 기업이 총 774억원(K스포츠 288억원, 미르재단 486억원)을 출연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스포츠 지원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당초 설립 목적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사익 추구를 위한 재단으로 알려지면서 K스포츠 재단과 미르재단은 결국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의 발판이 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재단은 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지난 2017년 3월 박 전 대통령 탄핵되자 ...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말이 있다. ‘제주도로 유학 보내면 된다’는 말이다. 정확히는 제주도에 있는 국제학교를 보내면 된다는 뜻이다. 한국 땅에서도 미국 교과과정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에는 이런 국제학교가 4곳 있다. 모두 제주특별법(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됐다. 제주도는 2008년부터 제주특별법에 따라 대정읍에 영어교육도시를 조성하고, 국제학교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특별법의 취지는 차별화된 교육 여건을 마련해 해외 유...
수십년에 걸쳐 성장한 기업은 사명(社名)에 값을 매긴다. 해당 사명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며, 상표권을 출원해 제3자가 도용하지 않게 관리한다. 일부 대기업 지주회사는 상표권을 관리하는 업무를 전담한다. 지주회사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그 이름을 공유하는 계열사로부터 사용료를 받는다. 1946년 운송업을 기반으로 회사를 대기업 집단으로 키워낸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초대 회장은 사명을 자신의 호인 ‘금호(錦湖)’로 했다. 회사 설립으로부터 60여년 뒤, 2세들이 경영을 맡은 금호건설(구 금호산업...
별정우체국 제도는 종종 ‘현대판 음서제’ ‘매관매직’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 우체국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도서 산간지역 주민들을 위해 도입됐지만, 여러 폐단을 낳았기 때문이다. 별정우체국장은 일반직 공무원 6급 대우를 받는데, 이 직(職)을 합법적으로 자녀나 배우자 등에게 승계할 수 있기 때문에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국회에서 개정 논의도 있었고, 우정사업본부도 개선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바뀐 것은 없다. 최근 이러한 별정우체국 제도에 일침을 주는 판결이 나왔다. 경남 거제의 한 별정우체국장이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새로운 기능을 담은 화장품과 샴푸 등이 출시되면 소비자는 해당 제품의 특장점을 부각한 광고와 마주한다. 아토피와 여드름 개선 효과, 피부층 재생을 돕는다는 화장품은 물론 발효 효과가 탁월해 머리가 빠지지 않는다는 샴푸는 판에 박힌 ‘클리셰’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자칫 ‘과대 광고’로 행정 처분을 받기도 한다. 모발 염색 샴푸를 출시한 ‘모다모다’는 광고를 두고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서울식약처)과 법정 공방을 벌였다. 모다모다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자연갈변샴푸’라는 문구를 내세웠고 ▲30회 샴푸 시 모발 밝기 47.826 감소 ...
지난 2018년 MBC의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토토가3′가 변화의 물꼬를 튼 계기였다. 재결합을 선언한 뒤 17년 만에 토토가3에 출연한 H.O.T. 멤버들이 방송 출연을 계기로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기로 결정한 것이다. 공연은 같은 해 10월 13·14일 양일간 열릴 예정이었다. 총 티켓 8만여 석이 1분 만에 매진되는 등 긴 세월 동안의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공연 당일에는 H.O.T. 팬클럽을 상징하는 전설의 ‘흰색 우비’와 각종 응원 도구는 물론, 머리 두건까지 쓰는 등 1997년 ‘흰색 풍선 물결’이 재현됐다. 하지만...
음악 저작권료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점차 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에 쓰이는 음악 저작권료 산정 기준을 두고 OTT 업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 넘게 소송전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 및 방송사들도 권리자 단체와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와 노래방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금영엔터테인먼트 사이에 음악 사용료 소송이 벌어졌다. 음저협이 구(舊) 금영에서 사용한 중국·베트남곡의 사용료를 청구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이들의 다툼은 형사 사건으로까지 이어졌다. 음저협이 금영엔...
롯데홈쇼핑은 방송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임직원의 범죄 행위를 누락하고 허위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6개월간 새벽 시간대 방송을 금지당했다. 롯데홈쇼핑은 새벽 방송이 금지되면 고객 신뢰에 타격을 입고 중소 협력 업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기부는 그러나 홈쇼핑 방송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영업 정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롯데홈쇼핑은 불복해 방송 금지 처분을 취소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과기부의 손을 들어줬다. 과기부는 어떻게 롯데홈쇼핑을 상대로 승소할 수 있었을까. ◇ 임직원...
한국 조선사들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위상을 자랑한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는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를 따라올 적수가 없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가운데 90%를 우리 조선 3사가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강 경쟁력’을 가진 우리 조선 3사에도 LNG 화물창 기술 만큼은 여전한 난제다. 화물창 기술은 초저온 상태로 액화된 가스의 기화를 막아 안전하게 운송하도록 돕는 핵심 기술이다. 그 중에서도 선체 내부와 일체로 제작되는 멤브레인 방식의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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