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며 자동차 관세 정책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모든 국가를 상대로 예고해 온 ‘상호관세’ 역시 내달 2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 발표에 미국 테슬라와 한국 현대차, 일본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글로벌 주식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26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가 2.04% 급락했고, 다우 평균과 S&P500 지수도 각각 0.31%, 1.12% 내렸다.

관세 부과 발표는 장 마감 직후인 현지 시각 오후 4시에 이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인 24일 “아주 이른 시점에 자동차 관세에 대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시장에 경계감이 확산한 탓이었다. 관세 부과가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테슬라(-5.6%)와 GM(-3.1%) 등 자동차주를 비롯해 엔비디아(-5.7%), 메타(-2.5%), 아마존(-2.2%)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줄줄이 내리막을 탔다.

27일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미국발(發) 악재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27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39%, 1.25% 내렸고, 일본 닛케이 평균과 대만 자취안 지수도 각각 0.6%, 1.39%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선 현대차(-4.3%)와 기아(-3.5%) 주가가 3% 넘게 급락했고, 일본 증시에서도 도요타 자동차, 혼다 등 자동차주가 2% 넘게 내리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 종합 지수와 홍콩 항셍 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중국이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지 않아 관세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한국이 미국 관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S&P글로벌은 ‘2분기 아시아 태평양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2%로 0.8%포인트 낮춰 잡았다. 아시아 태평양 국가 중 성장률 전망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S&P글로벌은 “자동차 관세 영향과 대미(對美) 수출이 경제 규모에 비해 크다는 점 때문에 한국의 성장률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