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인간형)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관련 산업에 관심이 커지자 자산운용사들이 휴머노이드로봇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3곳은 휴머노이드로봇 ETF 출시를 위해 한국거래소 심사를 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 KB자산운용은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한화자산운용은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로 ETF 상장을 위해 필요한 표준코드 발급을 마쳤다. 이르면 4월 주식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사람의 모습을 본뜬 휴머노이드로봇은 특정 작업을 반복하는 일반 로봇과 달리 사람처럼 행동하고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로봇이다. 사람처럼 다양한 동작과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로봇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올 들어 로봇주가 국내 증시를 주도하며 큰 인기를 끈 가운데 차세대 로봇으로 꼽히는 휴머노이드로봇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러한 투자 수요에 발맞춰 운용사들이 휴머노이드로봇 ETF 상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 초 국내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은 테마는 바로 ‘로봇’이었다”며 “특히 휴머노이드로봇은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관련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만드는 중소형 업체의 성장세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일반 로봇을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이미 상장돼 있다. ‘KODEX K-로봇액티브’, ‘KODEX 글로벌로봇(합성)’, ‘RISE AI&로봇’, ‘TIGER글로벌AI&로보틱스 INDXX’, ‘KoAct글로벌ai&로봇액티브’ 등이다.
이들 운용사는 휴머노이드로봇 관련 기술력이 높은 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ETF를 구성해 기존 로봇 ETF 상품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준비한 ETF는 미국 휴머노이드로봇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빅테크에 대한 투자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일 휴머노이드로봇 테마 펀드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이 펀드는 인공지능(AI) 발전의 최종 단계로 평가받는 ‘피지컬AI’에 집중해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인데,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로봇 관련 기업에 투자 비중이 높다.
한화자산운용은 유일하게 액티브 상품을 준비 중이다. 높은 기술력을 갖춘 휴머노이드로봇 기업 중 비상장사가 많고, 로봇 산업의 순환이 빨라 적극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ETF는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소프트웨어 대신 성장 여력이 많은 하드웨어(부품) 관련 기업 중 중국을 제외한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휴머노이드로봇 개발 부문에서는 테슬라, 로봇 관절(액츄에이터) 부문에서는 하모닉드라이브(일본), 센서(로봇 눈) 부문에서는 LG이노텍(011070), 키엔스(일본)의 투자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해 기존 빅테크 ETF와 차별점을 둘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