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순항 중인 증권사 주가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대체거래소 등장, 공매도 재개, 여전한 해외주식 거래 열기 등이 증권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집중 수혜 예상 종목으로 키움증권(039490)과 미래에셋증권(006800)을 꼽았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26일 기준 KRX증권지수는 연초 대비 10.93% 상승했다. 상장 증권사들 주가를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들어 25.78% 올랐고, 교보증권(20.14%)과 키움증권(14.8%) 등도 10%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0.19%)을 웃도는 수치다.
3월 말로 예정된 결산 배당이 증권사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 증권사는 중간 배당을 하지 않고 1년에 한 번 결산 배당한다. 배당 수익률은 4~8% 수준이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10%가량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한 셈이다.
이날 대신증권(003540)을 시작으로 교보증권(030610)과 LS증권(078020)(28일),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005940)(31일) 등이 3월 배당기준일을 앞두고 있다.
이달 말 전면 재개되는 공매도가 증권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공매도 재개가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유입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외국인 유입에 따른 거래 활성화는 증권사의 중개(브로커리지) 수익으로 이어진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공매도 재개 후 외국인이 시장에 재진입하면서 이들의 매매 비중이 커졌다”며 ”이번에도 비슷하게 거래대금 증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공매도 재개로 대차잔고가 늘어난다는 점도 증권사에겐 호재다. 무차입 공매도가 불법인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공매도를 위해 반드시 먼저 주식을 빌려야하는데, 이때 빌린 주식이 대차잔고로 기록된다. 여기서 증권사는 다시 대차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이달 말일부터 대체거래소(NXT) 거래 종목이 800개로 늘어나는 가운데,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되면 리테일 점유율이 높은 키움증권이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리테일 브로커리지 부문에 강점을 지닌 회사로, 주식 중개 시장 점유율을 선점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가 대부분인 NXT 거래에 공매도로 투자자가 돌아오면 그에 따른 수혜를 빠르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주간(3월 4~24일) 대체거래소에서 증권사 점유율은 키움증권(32.9%), 미래에셋증권(17.5%), 삼성증권(14.7%) 순이다. 대체거래소가 출범 초기인 만큼 리테일 고객 상당수가 기존에 쓰던 증권사를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도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최선호주로 꼽으며 “대형사 모두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중개 부문 점유율이 높고 종합투자계좌(IMA)나 발행어음 등 신규 사업 진출 기대감이 유효한 증권사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주춤하지만, 해외투자 확대 흐름 자체는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증권사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 미국 증시 부진에도 지난달 말 기준 해외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원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올해에도 국내 투자자의 높은 관심이 유지되면서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36%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이어져 증권사별 예상 세전이익 증가율은 3~4% 내외일 것”이라며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브로커리지와 리테일 해외채권 판매 부문이 숨은 알짜배기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