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면역항체 전문업체인 애드바이오텍(179530)이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애드바이오텍은 5개월 뒤인 8월부터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이 도래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유증 청약이 미달하면서 자금 상황에 적신호가 켜졌다.

당장 자금 상황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키려면 애드바이오텍 주가가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올라야 한다. 주가가 오르면 CB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하는 대신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낼 수 있다.

문제는 CB 발행으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도 늦어지면서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픽=정서희

애드바이오텍은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일반공모 방식으로 5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했다. 회사는 유증을 통해 마련한 돈을 운영자금(12억원)과 채무상환 자금(45억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0.55대 1의 경쟁률로 유증 청약이 미달됐다. 당초 계획한 402만주 중 절반이 조금 넘는 222만주에 대해서만 청약이 진행됐고, 모집 금액은 목표액의 절반 수준인 31억에 그쳤다. 회사는 남은 실권주에 대해선 청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가 기대치보다 미흡한 건 사실이지만 상환 자금은 어느 정도 마련돼 있다”며 “추가적인 CB 발행이나 신규 유상증자에 대해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회사가 언급한 채무상환이란 지난해 4월 45억원 규모로 KB·미래에셋·삼성·NH·키움증권을 대상으로 발행한 6회차 CB를 말한다. 해당 CB의 풋옵션 행사 기간이 8월 27일 도래한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2549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높다. CB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에 대비해 회사는 자금을 넉넉하게 마련해야 하지만, 유증 청약이 미달되면서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회사는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를 막기 위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을 극복하고 주가를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주가 상승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2022년 1월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애드바이오텍은 상장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기업공개(IPO) 당시 2022년 흑자 전환을 예상했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엔 90억원 적자를 내며 오히려 전년(-54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현금·현금성 자산도 작년 3분기 기준 6억원에 불과하다.

애드바이오텍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올해 2분기부터 LG전자(066570)의 음식물처리기 신제품과 대형 렌탈업체 C사 제품에 음식물 처리기용 미생물제 공급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1분기 차세대 항체 기술인 나노바디 항체에 대한 수주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박창윤 지엘리서치 연구원은 “국내 음식물 처리기 시장의 50%를 LG와 대형렌탈업체 C사가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성숙기 진입시 약 4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며 “애드바이오텍이 제시한 올해 매출 예상 225억원은 다소 공격적이라 생각되지만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그간 비용 지출만 이뤄졌던 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면서 연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