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부유식 해양 액화천연가스 액화·생산설비(FLNG) 코랄 술(Coral Sul).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010140)이 제시한 올해 가이던스(Guidance·실적 전망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증권사들은 6일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목표주가를 올려 잡은 곳도 있었다.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의 지위가 공고한 점에 더 주목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가이던스를 매출 10조5000억원, 영업이익 6300억원으로 잡았다. 시장 예상치보다 영업이익 규모가 20% 가까이 밑도는 수준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삼성중공업이 보수적으로 가이던스를 정했다고 평가하면서도 2023년과 2024년 모두 가이던스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만큼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선박 건조 가격 상승효과와 해양 부문 매출 확대에 따라 ‘상저하고’의 실적 개선세를 보이면서 3년 연속 실적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키움증권 1만7000원 → 1만9000원 ▲SK증권 1만6000원 → 1만7000원 ▲삼성증권 1만4000원 → 1만6200원 등은 삼성중공업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중공업 목표주가 가운데 가장 높은 2만2000원을 유지했다.

삼성중공업은 가이던스뿐만 아니라 지난해 4분기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의 계약 파기에 따른 파생상품손실 7440억원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이런 악재들에도 증권사들이 삼성중공업 실적을 낙관하는 가장 큰 이유는 FLNG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정제한 뒤 이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만들어 저장·하역까지 할 수 있는 복합 해양 설비다. 바다 위의 LNG 공장으로도 불린다. 삼성중공업은 FLNG 시장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

특히 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유일하게 FLNG를 건조하는 위슨(WISON) 조선소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삼성중공업이 시장 지배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위슨 조선소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미국 델핀(Delfin) FLNG 1~4호기, 캐나다 웨스턴(Western) FLNG 외에도 아프리카, 멕시코, 수리남 등 전체 FLNG 파이프라인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수주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도 “삼성중공업의 FLNG가 미국의 LNG 수출 확대와 중국 조선사 제재로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며 “실적과 가이던스를 이유로 주가가 조정을 겪으면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