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iShares MSCI South Korea ETF(EWY)’가 2%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뒤 EWY와 코스피지수가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던 만큼, 국내 증시 개장 후 약세를 대비해야 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WY는 밤사이 54.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0.22%(0.12달러) 올랐다. 지난 24일 종가(55.9달러)와 비교하면 2.65%(1.48달러) 하락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촉발한 미국 빅테크 폭락 여파가 컸다.

그래픽=정서희

EWY는 2000년 5월 미국에 상장했다. MSCI 한국지수를 추종하는 ETF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 KB금융(105560), 셀트리온(068270), 현대차(005380), NAVER(035420), 기아(000270) 등 90여개 종목을 기초 자산으로 한다.

EWY는 연휴 뒤 한국 증시의 방향을 살필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설·추석 연휴 6번 중 5번의 MSCI 한국 지수 ETF 흐름에 따라 연휴가 끝난 첫 거래일 코스피지수가 움직였다. 지난해 추석 연휴 때 MSCI 한국 지수 ETF가 0.06% 내리고 연휴 후 코스피 지수가 0.21% 오르며 엇갈렸지만, 두 지수 모두 보합권에 머물렀던 영향이었다.

EWY가 이날 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오는 31일 개장 후 코스피지수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일단 대형 이벤트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EWY가 국내 개별 종목의 방향성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증시가 쉬는 동안 열리지 않았던 외환·채권 시장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MSCI 한국 지수 ETF는 대기업 위주로 담겨 있다”며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채권 금리, 아시아권 증시 등락까지 살펴볼 변수가 많기에 방향성을 예상하는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