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475560) 주가가 내리막을 걷는 가운데, 주주의 99%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뜩이나 백 대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인데, 최근 ‘빽햄’ 논란 등으로 여론마저 악화하고 있어 주주들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3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더본코리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1만8115명 중 손실 투자자 비율은 99.99%다.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5.66%, 평균 매입 단가는 3만8407원이다. 키움증권도 개인 투자자의 더본코리아 평균매수단가를 4만9700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공모가 3만4000원으로 출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장 당일 최고 6만4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 24일 기준 공모가보다 8.67% 낮은 3만3150원에 거래됐다.

이런 가운데 백 대표에 대한 여론마저 악화하고 있다. 최근 백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설 선물세트로 통조림 캔햄인 ‘빽햄’을 내놓았는데, 가격이 소비자 눈높이보다 너무 비쌌던 탓이다. 더본코리아는 빽햄 5만1900원짜리 세트를 45%가량 할인한 2만85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한 소비자가 캔햄 점유율 1위 스팸과 비교를 시작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가격은 비싼데, 돼지고기 함량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같은 용량의 스팸의 경우 쿠팡 최저가 기준 2만1750원에 판매된다. 스팸과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은 각각 92.37%, 85.42%다. 다만 빽햄은 국산만 쓰고 스팸은 국산과 미국산, 스페인산, 캐나다산을 함께 쓴다.

결국 백 대표는 26일 직접 유튜브에 출연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45% 할인 판매 시 세트당 1500원의 마진(중간 이윤)이 발생하지만, 회사 운영비를 포함하면 사실상 마진이 제로”라며 “200g 기준 고기 함량 차이(7%)는 14g 정도로, 14g의 고기 원가는 100원이 안 된다. 100원 아끼자고 고기 함량을 줄이겠느냐”고 말했다.

백 대표 해명에도 여론은 악화일로다. 빽햄 영상에는 30일 기준 360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구독자들을 호구로 본다” “주식도 50% 할인해서 판매하던데 햄도 세일하네” “200만원에 99퍼 할인은 어떨까요” 등 비판과 조롱성 댓글이 주를 이뤘다. 해명 영상에도 “판매가를 할인가처럼 판매하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비판하는 것인데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빽햄 영상에 이어 올라온 홍콩반점 점검 영상도 댓글이 2만3000개 넘게 달렸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해당 영상에서 백 대표는 직접 가맹점을 방문해 음식 수준을 점검한다. 관리에 실패한 점주를 백 대표가 질책하고, 교육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청자들은 가맹점주에 대한 비판과 함께 더본코리아의 관리 능력에 의문을 표했다. “홍콩반점 관리하는 윗분들이 전부 다 문제 같다” “문제를 말해도 변함이 없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홍콩반점의 매출 비중은 12.72%로 빽다방(37.3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팬심 악화는 더본코리아 주주들에겐 걱정거리다. 백 대표의 높은 인지도는 매력적인 투자 요소임과 동시에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도 상장 당시 투자 설명서에 “백 대표 개인 일탈로 인한 평판 하락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며, 이 경우 소비자 수요 감소를 야기해 당사 경영성과 및 재무상태에 부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었다.

실제로 백 대표의 ‘개인기’가 상장 과정에서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2023년 6월 불거진 ‘연돈 볼카츠’ 가맹점주와의 갈등으로 상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위기를 맞았지만, 요리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인기에 힘입어 여론 뒤집기에 성공했다. 더본코리아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도 흥행하며 상장도 순탄히 성공했다.

물론 해당 위험 요인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돈볼카츠 일부 가맹점주는 “본사가 허위·과장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하며 가맹점을 모집해 점주들에게 피해를 입혔지만,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더본코리아는 예상 매출 산정서를 가맹점에 배포했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