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 간 휴일 이자 반영일이 다른 점을 활용하면 연휴 기간 수일치의 가격 상승분을 추가 수익으로 챙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이나 명절 연휴에는 주식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은 휴일 며칠 전, 미리 ETF 가격에 이자를 반영한다. 이자 선반영일을 고려해 금리형 ETF 간 자금을 옮기면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주인공은 CD금리와 한국형 무위험지표금리(KOFR)를 추종하는 ETF다. 이들 ETF는 금리를 추종하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로 전환되지 않는 한 손실 위험이 없다. ETF 가격은 추종하는 금리를 365로 나눈 만큼 매일 오른다. 금리가 3.65%라면 0.01%포인트(p)씩 오르는 식이다.

그래픽=손민균

이 ETF를 파킹통장(수시입출식통장)처럼 활용하는 투자자도 많다. 현재 CD 1년 금리는 2.89%, KOFR는 연 3.11%다. 급여 이체 등 온갖 우대 조건을 달성해야 겨우 3%를 주는 은행 예적금을 고려하면 여윳돈을 잠시 묻어두기 괜찮은 상품이다.

이 상품들을 휴일 직전에 짧게 투자하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ETF가 거래되지 않는 휴일엔 가격에 이자를 반영할 수 없어서 그 상승분을 평일에 선반영하기 때문이다. 즉 토요일, 일요일에 발생할 이자를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얹어준다는 얘기다.

CD는 휴일 2영업일 전, KOFR는 1영업일 전에 이자가 선반영된다. CD는 매주 목요일, KOFR는 매주 금요일에 3일치 이자만큼 가격이 오른다.

국내에서 가장 큰 CD형 ETF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주당 약 100만원)를 보면 매일 75~90원씩 오르다가 목요일만 되면 270~305원씩 뛴다. ‘KODEX KOFR금리액티브’(주당 약 10만원) 역시 월요일부터 목요일엔 5~10원씩 상승하고, 금요일엔 25~30원씩 움직인다. CD ETF의 이자 반영 시기는 각 운용사의 내부 방침을, KOFR ETF 이자 반영 시기는 해당 지수를 산출하는 한국예탁결제원의 방식을 따른 거라 상이하다.

두 ETF의 휴일 이자 반영 시기가 다른 덕분에 CD ETF를 샀다가 KOFR ETF로 갈아타 양쪽에서 모두 가격 상승분을 누리는 전략도 가능하다.

지난 추석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으로 현금 1억원을 굴렸다고 가정해 보자. 종가와 가격 상승분은 모두 당시 수치를 사용했다.

추석 연휴(9월 14~18일)를 고려해 ‘TIGER CD금리투자KIS’ 1억원어치를 9월 11일 종가(5만4915원)에 1820주를 산다. 이 경우 CD ETF의 이자가 선반영되는 12일 주당 35원, 총 6만3700원의 수익을 챙긴다. 같은 날 불어난 돈으로 ‘TIGER KOFR금리액티브’(당시 종가 10만6535원, 939주)를 사면 13일 주당 70원, 총 6만5730원을 얻을 수 있다.

두 ETF의 선이자 반영 시기를 노려 이틀 만에 1억원을 굴려 수수료를 제외하고 12만9430원(6만3700+6만5730원)을 버는 것이다. 이번 설 연휴는 임시공휴일(1월 27일)까지 포함되면서 장이 6거래일 동안 닫아 이같은 전략이 지난 추석보다 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 종목을 갈아타는 식으로 하면 최대 12일치를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설 연휴 전에 미리 파킹 ETF를 매수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오는 10월 추석 연휴는 10월 3일부터 9일까지 7일 연속으로 쉬기 때문에 14일치 이자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샌드위치 근무일인 10월 10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다면, 어쩌면 20일치 이자를 챙길 수도 있다.

다만 ETF라서 상품을 사고팔아야 하다 보니 사고 싶은 가격보다 비싸게, 팔고 싶은 가격보다 싸게 팔 위험이 있다. 호가가 촘촘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저렴한 가격에 팔아야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하루치 또는 그 이상의 이자를 까먹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