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오면서 지난해 계엄 사태 이후 한 달 만에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회복했다. 지난주(1월 6~10일) 첫 거래일 2400.87포인트(p)에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마지막 거래일 2525.78p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700선을 회복해 717.89p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지난 10일을 제외하고 국내 주식을 5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규모로 따지면 이번 주에만 1조원어치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8462억원), 삼성전자(005930)(2541억원), 기아(000270)(1172억원) 등이다.

다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국내 상장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추정한 올해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360조원이었으나 최근 추정한 이 수치는 316조원으로 낮아졌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대부분은 밸류에이션(낙폭 과대 여부)보다 상장사의 이익(모멘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한 영향에 따라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될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대신 기관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가운데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적은 업종에 투자하는 전략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대표적으로 철강, 미디어·교육, 화장품·의류 완구, 필수 소비재, 에너지 등이 있다. 이들 업종은 최근 10년 대비 영업이익률이 높게 형성돼 있지 않아 이익이 크게 후퇴할 여지가 적다.

또 여행과 유통, 음식료 업종도 들여다볼 만하다. 다음 주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소비와 관광 업종의 이익 회복이 기대된다. 내수는 부진한 상황이지만 여행과 유통 업종 중 주가가 많이 하락한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진 중국 춘절 연휴가 이어진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인 음식료와 화장품도 당분간 매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이번 주 16일에는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관전 포인트는 한은이 3회 연속 금리를 인하할지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시작으로 11월에도 금리를 인하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3.0%다. 미국 기준금리는 4.25~4.5%로, 상단 기준 한국보다 1.5%p 높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기엔 국내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 한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재현될 경우,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1.7%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계엄 전 발표된 수치라 국내 정치적 불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정치적인 요인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환율 부담 때문에라도 금리를 마냥 끌어내리긴 어렵다. 지난 7일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해외자산 중 일부를 선물환으로 매도)에 돌입한다는 소식에 환율은 1453.0원으로 주춤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10~20%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등의 영향으로 10일 환율은 1466.2원을 기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 경기에 대한 우려와 정치 불확실성, 무안사고로 민간 소비의 하방 압력은 더 높아졌다”면서도 “정책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10~11월 이뤄진 금리 인하 효과를 확인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