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자율공시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율적으로 공시한 기업은 204개사로, 전년(161개사) 대비 27% 늘었다.
월별로는 204개 기업 중 67%에 해당하는 136개사가 6월에 보고서를 제출했고, 대규모 법인일수록 공시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법인의 63%가 보고서를 공시한 반면, 2조원 미만 기업의 공시 비율은 9%에 그쳤다.
시가총액별로는 10조원 이상 기업 중 88%가 보고서를 공시했으며, 시총 2조∼10조원 미만 기업의 공시율은 73%, 2조원 미만 기업은 16%로 나타났다. 공시기업 중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143개사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그룹별로는 ▲현대자동차(11개사) ▲삼성(10개사) ▲롯데·SK·LG(9개사) ▲한화·HD현대(8개사)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105개사)이 가장 많았고, 금융·보험업(44개사)이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의 79%가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과 기회를 식별해 보고했다. 이 중 위험·기회 요인의 재무적 영향을 양적으로 분석한 기업은 18%, 시나리오 분석을 수행한 기업은 33%로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여전히 낮은 비중을 보였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관련해서는 99%(202개사)의 기업이 직접 온실가스 배출량(Scope 1)과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Scope 2)을 공시했다. 하지만 연결 기준 공시는 3%(7개사)에 불과해 종속기업을 포함한 배출량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기타 간접 배출량(Scope 3)을 공시한 기업은 66%(135개사)였다. 거래소는 신뢰도와 비교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기후 관련 기업의 공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부문별 모범 작성 사례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포털에 게시하고, 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제정될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기준 기반의 교육을 통해 기업들의 공시 실무 준비를 돕고, 의무공시 전까지 자율공시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