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가지수 산출 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지수 구성종목 정기 조정을 앞두고 신규 편입 종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이달 LIG넥스원(079550)삼양식품(003230) 주가가 더 오르면 MSCI 지수에 새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MSCI는 연간 4차례 정기 리뷰(2·5·8·11월)를 통해 지수 구성 종목을 조정한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이 지수를 추종해 투자하기 때문에 이 지수에 새로 포함되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다음달 MSCI 정기 리뷰에서 편입·편출 종목은 이달 20일부터 31일까지 시가총액을 토대로 정해진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MSCI지수 편입을 위한 시가총액 기준이 6조6900억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으로 가장 근접한 종목은 LIG넥스원이다. LIG넥스원 시가총액은 5조7200억원으로, 지수에 편입되려면 남은 기간 주가가 17% 정도 더 올라야 한다.

삼양식품도 편입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은 5조5800억원으로 편입 기준을 20%가량 밑돌고 있다. LIG넥스원과 삼양식품 모두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써야 MSCI지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미포(010620)는 시가총액 5조1100억원으로 주가가 30.9% 뛰어야 한다. 조선업이 최대 호황을 누렸던 2007년 이후 닿아보지 못한 고지다. 이밖에 두산(000150), 한화시스템(27221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리가켐바이오(141080) 등은 40~60%가량 주가가 올라야 한다. MSCI 2월 정기 리뷰 때 편입할 가능성이 큰 종목이 거의 없는 셈이다.

이 연구원은 다만 MSCI지수 편입 예상 종목에 투자하는 시기가 빨라지는 흐름을 고려할 때, LIG넥스원과 삼양식품, HD현대미포 등은 이번 정기 리뷰에서 편입되지 않더라도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평가했다. 그는 “편입이 불발되는 종목이더라도 특별한 악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5월 정기 리뷰 때 편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유지하는 전략이 오히려 유효할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장기간 부진을 겪어 왔던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종목을 중심으로 MSCI지수에서 대거 편출이 이뤄질 수 있다. 금호석유(011780), 롯데케미칼(011170), 엘앤에프(066970), 엔켐(348370), 포스코DX(022100), 에코프로머티(45008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순으로 편출 가능성이 크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MSCI지수 내 한국 주식의 입지는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에만 10개 종목이 순편출되면서 지수 내 한국 종목 수는 92개에 그치게 됐다. MSCI 신흥국(EM)지수 내 한국 비중도 10% 선 밑으로 떨어졌다.

MSCI 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로 꼽힌다. MSCI 지수에 들어가면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와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 역할을 한다. 반대로 편출되면 지수를 따르는 패시브 자금도 빠져나간다.